[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아모레퍼시픽이 내년을 중동 진출의 원년으로 삼고 두바이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중국에 편중된 해외사업을 다각화하고 미진출 지역을 개척하면서 글로벌 뷰티 시장을 이끄는 '원대한 기업'이 되겠다는 그룹 비전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4일
아모레퍼시픽(090430)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내년 초 두바이에서 영업 시스템 구축을 위한 작업에 들어갈 계획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은 "조만간 중동 진출 건을 공식적으로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중동 진출 계획을 밝혀왔다. 작년 9월 창립 70주년을 맞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서경배 회장은 "중동과 중남미는 중산층의 증가와 함께 화장품 수요가 느는 잠재력이 많은 시장"이라며 2016년 중동, 2017년 남미에 진출한다는 목표를 전한 바 있다.
당초 목표했던 진출 시기는 올해 안이었으나 중동 시장에 대한 연구·조사 작업 등이 길어지면서 진출 시점이 일부 늦춰지게 됐다.
아랍에미레이트(UAE)의 토후국 중 하나인 두바이는 지리적·경제적으로 중동의 허브로 꼽힌다. 중동 시장 진출을 위해 가장 먼저 공략해야 하는 곳이다. 중동의 큰손들이 많이 분포해 있는 지역적 특성상 아모레퍼시픽이 가져갈 브랜드는 설화수, 라네즈 등 고가의 백화점 브랜드 중심이 될 전망이다.
메이크업에 특화된 에뛰드하우스도 중동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다. 히잡이나 차도르 등으로 신체 및 얼굴 일부를 가리는 의상을 입는 중동 여성들은 눈화장에 특히 신경을 많이 쓰기 때문이다. 에뛰드하우스가 이미 보따리상을 통해 이란에서 판매되고 있는데다 최근 글로벌 사업부를 신설한 점 등을 고려하면 중동 시장 진출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코트라 두바이무역관에 따르면 지난해 75억디르함(약 20억달러) 규모였던 UAE의 뷰티·퍼스널케어 시장은 2020년 100억디르함(27억달러) 규모로 30% 이상 성장할 전망이다. 젊은 층의 인구 증가율이 높고 금융위기 이후 경제가 꾸준한 회복세를 보이면서 화장품 시장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수입 화장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지만 한국 화장품의 입지는 아직 미미하다. 2014년의 경우 전체 화장품 시장은 16억달러, 수입화장품 시장은 12억달러였는데 한국 화장품 수입 실적은 594만달러에 불과했다. 수입 화장품 시장 내 점유율은 0.5%에 불과했다.
한인마트나 홈쇼핑 등에서는 한국산 기초·색조 제품이나 뷰티 디바이스 등이 판매되고 있지만 현지 전문 유통채널에 입점한 품목은 마스크팩에 한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산 화장품이 현지 소비자의 피부톤과 성향 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코트라 두바이무역관은 "마스크팩을 시장으로 한국산 화장품 제품라인의 확대가 기대되지만 성공적인 시장진출을 위해서는 현지 소비자를 고려한 제품개발이 선행되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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