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CB, 자산매입 연장·금리 동결… 테이퍼링 시작(종합)
드라기 "양적완화 경제상황 따라 조정 가능"
양적완화 추가 연장, 규모 확대 가능성 시사
2016-12-09 00:01:07 2016-12-09 02:29:29
[뉴스토마토 유희석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9개월 연장하고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동시에 테이퍼링(점진적 양적완화 축소)을 시작한다.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EC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이 경제 상황 등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 본부에서 정례 통화정책회의를 열고 당초 내년 3월 종료 예정인 자산매입 프로그램을 내년 말까지 연장하기로 결정했다. 자산매입 규모는 내년 4월부터 800억유로(약 99조9800억원)에서 600억유로로 축소된다. 
 
ECB의 자산매입 규모는 지난 3월 600억유로에서 800억유로로 증액됐었다. 
 
ECB는 이날 정책금리를 동결했다. 기준금리인 리파이낸싱 금리가 0.00%로 유지되며 시중은행과 중앙은행 간 거래에 사용되는 예금금리와 한계대출금리도 각각 -0.40%, 0.25%로 고정됐다. 
 
8일(현지시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중앙은행(ECB) 본부에서 열린 정례 통화정책회가 끝난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 사진/AP
ECB는 내년 4월부터 테이퍼링(점진적 양적완화 축소) 실시를 결정했다. 하지만 경제 상황이 나빠지면 정책이 바뀔 수 있음을 시사했다.
 
드라기 총재는 이날 회의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ECB의 자산매입 프로그램은 경제 상황 악화 혹은 자산매입 프로그램의 역할 실패 등에 따라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구조개혁은 실업률을 낮추고 경제 성장을 촉진하는 등 지속적으로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며 "유럽연합과 개별 국가 수준의 정책은 이에 대해 더 공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CB는 올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2%에서 내년 1.3%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2018년 1.5% 상승을 거쳐 2019년 1.7%로 오르지만 목표치인 2%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ECB는 또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1.7%, 내년에 1.7% 각각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2018년과 2019년 GDP 예상 성장률은 모두 1.6%였다. 
 
블룸버그통신은 "ECB는 지금 계획보다 양적완화 정책을 더 연장할 준비가 된 것처럼 보인다"며 "드라기 총재도 ECB가 자산매입을 끝내는 것에 대해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드라기 총재는 "불확실성은 모든 곳에 있다"며 "ECB가 자산매입 프로그램 조정에 대해 실용적이고 유연해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달러화 강세와 미국 국채 금리 급등에 대해 드라기 총재는 "(이 같은 현상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때문인지, 브렉시트 때문인지 아니면 이탈리아 국민투표 부결 때문이지 판단하기 어렵다"며 "이 사건들이 세계에 큰 영향을 주고 있지만 시장은 생각보다 회복력이 크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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