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용현기자] 급등과 급락을 오가면서 투기성 수요 수입의 온상이었던 주택시장이 빠르게 실수요자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정부도 국지적·선별적 맞춤형 투기수요 억제책에 이어 정책모기지 지원까지 수혜 대상을 보다 엄격하게 제한 하기로 하는 등 주택시장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는 지난 8일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4차 '경제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정책모기지 개편방안'을 발표했다.
정책모기지가 꼭 필요한 서민·중산층 실수요자에게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정부는 디딤돌 대출 지원대상의 주택가격을 기존 6억원에서 5억원으로 낮춰 실수요 서민층의 주택구입에 집중하기로 했다. 보금자리론은 소득제한 요건을 연 7000만원 이하로 신설하고, 주택 가격제한도 기존 9억원에서 6억원을 강화했다. 고소득자나 경제적 여유가 충분한 수요자들의 투자성 주택구입을 억제하기 위한 방안이다.
이와 함께 적격대출은 고정금리형 상품 비중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가계의 금리상승에 따른 부담이나 위험요인을 줄이기로 했다.
정부가 내년 정책모기지 대출 요건을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하면서 주택시장이 실수요자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될 전망이다. 사진/뉴시스
이에 따라 지난 11.3대책 이후 가격 상승폭이 크게 줄면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는 주택시장에서 투자수요가 보다 빠르게 줄어들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시장 형성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국감정원 통계를 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 10월 주간 상승률이 0.08%에 달했지만 최근 7주 연속 상승폭이 줄며 이달 첫주에는 0.01%까지 축소됐다.
특히, 전달 최고 0.22%의 상승률을 기록했던 서울은 이달 첫주 0.02%까지 오름폭이 줄었다. 한달도 채 되지 않아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지며 약보합세로 전환됐다.
이에 따라 주택구입을 망설이는 실수요자들은 관망세 분위기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소폭이지만 가격이 다소 하락해 주택 구입 부담을 줄이기 위함이다.
강여정 한국감정원 주택통계부장은 "11.3 대책의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가수요가 상당 부분 감소한 가운데, 국내외 정치·경제적 리스크 확대와 함께 대출금리 상승, 집단대출 규제강화 정책 발표 등이 잇따름에 따라 가격 하락을 기대하는 일부 실수요층 또한 관망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정부의 정책모기지 대상 요건이 강화되면서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시장 재편은 더욱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다.
김준환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시중은행보다 싼 금리를 이용할 수 있는 문턱이 높아지는 것은 결국 투자성 대출 수요를 줄이는 직접적인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전세난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이런 정부의 정책적 지원 대상이 실수요자로 향하는 것은 바람직한 정책 방향"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관계자 역시 "내년에는 올해보다 주택거래가 10%를 조금 웃도는 수준의 감소가 예상된다. 주택가격도 안정화되고, 대출수요도 줄어들 것"이라며 "정부의 정책모기지 제도 개선은 중산층 이하 실수요자 지원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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