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담배·도시락 의존 줄이고 일상 쉼터로
'분수효과'에 올인…체류시간 늘려 객단가 높이기 전략
2016-12-13 08:30:30 2016-12-13 08:30:30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편의점 업계가 고객 방문을 유도하는 한편 내방객이 머무는 시간을 증가시켜 자연스럽게 객단가를 높이는 이른바 '분수 효과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매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이 유명 맛집이나 놀이시설 등을 입점시키는 이유와 비슷하다. 편의점은 수년간 고속 성장을 해 왔지만 최근 매장 확대 한계에 이른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담뱃값 인상 효과, 올해는 도시락 등 간편 먹거리의 인기로 사상 최대 호황을 누리며 3만 점포를 돌파한 편의점 업계가 내년에는 이 같은 상승세가 불가능 하다고 판단하는 분위기다.
 
특히 편의점 매출중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잇는 담배에 23일 흡연 경고그림 도입할 경우 매출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편의점 업계가 준비한 방안은 '분수효과'를 이용해 고객들이 찾아오게 만드는 점포 조성이다. 단순히 먹거리 구입을 위해 방문하는 곳이 아닌 출·퇴근길에 자연스럽게 들를 수 있는 매장으로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저가 원두커피 사업을 확대하며 고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는 편의점 업계는 이제는 아예 카페를 편의점 안에 마련해 고객들이 편의점에서 독서나 미팅 등을 할 수 있게끔 만들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초 선보인 '남대문카페점'은 복층 구조로 이뤄져 1층은 일반 편의점 공간으로, 2층에는 23석 규모의 카페가 펼쳐진다.
 
정승인 세븐일레븐 대표이사는 "편의점은 과거 상품 위주의 점포 환경 구성에서 벗어나 휴식 공간과 편의시설을 두루 갖춰야만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다양한 먹거리와 서비스, 휴식이 있는 문화공간으로의 진화를 선도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편의점 업계는 온라인몰과 손잡고 무인택배함을 설치해 고객들의 집객효과를 노리고 있다. CU는 티몬과 11번가, GS25는 G마켓·옥션·G9를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 세븐일레븐은 롯데닷컴·엘롯데·하이마트 등과 제휴해 고객들이 온라인몰로 구매한 상품을 편의점에서 찾아갈 수 있도록 주요 매장에 무인택배함을 설치하고 있다.
 
1인가구, 맞벌이, 다세대주택 거주자 등 집에서 직접 택배를 받기 곤란했던 고객들이 365일 24시간 원하는 때 제품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함과 동시에 자연스레 편의점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특히 혼자사는 여성들의 안전에 대한 사회적 이슈 뿐만 아니라 택배 배송 사고에 대한 위험에도 대비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편의점의 주 이용층 중 하나인 젊은층의 방문을 더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밖에도 업계는 카쉐어링, 미팅룸, 물품보관함, 출력서비스 등 편의점의 주요 입지에 따라 고객수요를 고려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며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점포로의 진화를 시도하고 있다.
 
세븐일레븐이 지난달 초 서울 회현동에 선보인 카페형 편의점 '세븐카페 남대문카페점'의 모습. (사진제공=코리아세븐)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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