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내년 1월 발표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삼성전자(005930)·
LG전자(066570) 가정용 세탁기에 대한 반덤핑 관세 부과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음달 '보호무역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정부의 공식 출범 후 나오는 첫 결과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정부의 출범과 함께 자국의 산업을 보호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이 본격화 되면서 향후 무역 분쟁도 잦을 전망이다. 따라서 국내 업계도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 9일(현지시간) 중국에서 생산한 삼성전자, LG전자의 미국 수출용 세탁기에 덤핑 최종 판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각각 52.51%와 32.12%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다. 이번 판정은 지난해 12월 미국 가전업체 월풀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중국산 세탁기를 자국 시장에 낮은 가격에 덤핑 판매한다며 미 정부에 진정을 낸 데 따른 조치다. 앞서 미 상무부는 7월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산 세탁기에 각각 111%, 49%의 반덤핑 예비 관세를 매기기로 판정한 바 있다.
미 상무부가 반덤핑 예비 관세 결정에 이어 이번에도 ‘미국 업체가 타격을 입었다’고 덤핑 판정을 내리면서 다음달 미 ITC의 최종 판정만 남게 됐다. ITC는 내년 1월23일 덤핑 판매로 미국 세탁기 제조업체가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는지 판별한 예정이다. 미 ITC가 ‘실질적 피해가 있다’고 판단하면, 미 정부는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법인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다. 일단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속, 국내 업체의 반덩핑 관세 부과 가능성은 높다. 이럴 경우 지금보다 약 30~50%의 높은 관세가 적용돼 삼성전자와 LG전자 세탁기의 미국 시장 내 가격 경쟁력에 큰 타격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미국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을 지속적으로 소명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같은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이 향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후보 시절부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파기 등을 공약으로 내세우는 등 강력한 보호무역주의 성향을 보여왔다. 따라서 국내 업체의 세탁기와 함께 스마트폰, TV 등 주력 수출 품목에 대해 직접적 고관세 부과 뿐 아니라 반덤핑 과세 등 비관세적 방법으로 타격이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최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는 반덤핑 과세나 기술 장벽 등 비관세적 방법의 확대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국 입장에서 대 미국향 수출 비중이 높은 제품들에 반덤핑 관세 부과 시 피해가 클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형주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같은 흐름은 우리 기업의 수출환경 등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세탁기 '애드워시'.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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