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전국시대, 그 이후를 대비하는 LCC 빅2
시장 경쟁 심화에 기단확대·장거리노선 등 차별화 박차
2016-12-15 10:09:20 2016-12-15 10:09:20
[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올해 국내 저가항공(LCC)업계는 크게 증가한 여행수요와 저유가 기조로 폭발적인성장세를 기록했다. 이미 지난 2014년 대형사를 앞지른 국내선 여객 점유율 굳히기는 물론, 국제선 역시 점유율 20%대를 처음으로 밟았다. 
 
하지만 커진 시장 규모만큼 기존 6개사의 경쟁이 치열한데다 내년 추가로 시장에 뛰어들 신규 업체까지 도전장을 내놔 업계에서는 제살 깎아 먹기 경쟁이 심화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오랜 기간 LCC 2강 체제를 굳힌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탈(脫) LCC'화를 통한 경쟁력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CC업계 1, 2위인 제주항공과 진에어는 격화되는 시장 경쟁 속에 중견 항공사의 자존심 지키기에 주력하고 있다. 보유 항공기와 취항지 확대를 통한 규모는 물론 대형사 전유물로 여겨지던 장거리 노선 특화까지 기존 LCC와의 차별화 전략에 집중 하고 있다. 
 
격화되는 LCC 경쟁 속 업계 1, 2위인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차별화 전략으로 '탈(脫) LCC'화를 노리고 있다. 사진/각 사
 
제주항공(089590)은 항공기 확보를 통한 몸집 불리기에 나선다. 지난 2006년 단 1대의 항공기로 사업을 시작한 제주항공은 지난해 22대로 보유기를 늘린 뒤, 올해 6대를 추가로 도입했다. 여기에 내년 6대를 더해 총 32대의 항공기를 보유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존 항공기 임대 방식을 벗어나 직접 구매해 운용하는 방식을 병행한다. 아직 내년도 항공기 도입 계획을 확정하지 않은 진에어가 현재 22대의 항공기를 보유한 점을 감안하면 두 자릿수 대 격차도 가능한 상황이다.
 
이를 통해 국내선은 물론 아시아태평양지역 주요 도시에 신규취항, 정기노선을 50개까지 늘리고 연간 탑승객수 1000만명 시대를 맞이한다는 계획이다. 
 
장거리 노선도 간접적으로 보강한다. 지난 5월 아태지역 8개 항공사가 모여 결성한 밸류얼라이언스가 내년부터 본격 가동되는 만큼 전 세계 17개 허브공항을 이용해 160개 도시에 취항하는 노선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국내 항공업계를 통틀어 3위의 규모지만 1, 2위인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은 대형사, 제주항공은 LCC 1위라는 인식이 강했다"며 "기단 및 노선 확대를 통해 대형사와도 견줄 수 있는 입지를 구축하고 국내 뿐 만 아니라 국제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2위인 진에어는 국제선 특화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국내 LCC 최초의 장거리 노선인 인천~호놀룰루 노선을 취항해 지난달까지 13만여명을 실어 나르며 장거리 LCC의 사업성을 입증한 진에어는 14일 인천~케언스 노선의 운항을 시작했다. 
 
첫 번째 노선과 두 번째 노선 간 1년이라는 간격이 있었지만 이미 사업성이 검증된 만큼 해당 분야에 적극 진출하기로 했다. LCC 태생적 한계에 진출이 어려운 장거리 노선을 선제적으로 공략한 만큼 해당 우위를 지켜나간다는 계획이다. 
 
특히, 장거리 노선 특성상 단거리에 비해 까다롭게 요구되는 기내 서비스 수준을 맞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서비스 품질을 향상시킬 계획이다. 이를 통해 대형사 못지 않은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가격 경쟁력은 앞선다는 이미지를 소비자들에 각인시킨다는 전략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올해 LCC가 큰 폭으로 성장했다고는 하지만 가격을 기반으로 한 경쟁이 심화되면서 장기적으로 수익성 측면의 재미를 보기 어려운 구조"라며 "가뜩이나 포화가 우려되는 시장구조에 신규 업체 등장까지 예고되는 상황에서 대형사가 그렇듯 LCC 역시 새 먹거리를 찾아나서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라고 진단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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