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하루 3시간씩 목을 숙여 장기간 일해오다가 목 디스크에 걸린 트랙터 운전사가 업무상 재해를 인정받았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단독 이규훈 판사는 A씨가 “요양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며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재판부는 “원고가 26년 동안 수행한 업무 중에는 목 부위에 부담되는 작업이 포함돼 있다”며 “작업시간·빈도·작업량 등으로 볼 때 업무는 목 부위에 상당한 부담을 줄 정도”라고 판단했다. 이어 “원고의 질병은 업무 때문에 발병했거나 자연적인 진행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됐다”고 말했다.
A씨는 1988년 5월 항만 내 육상하역업을 하는 회사에 취직해 26년가량 일했다. 2009년 5월까지 비계원으로 일하면서 중량화물을 운송할 때 강목을 고이는 작업을 했고, 2009년 6월부터 5년 동안 트랙터 운전사로 무게 40톤·길이 17m·높이 4m 이상의 중량화물을 운송하는 작업을 했다. 비계원으로 일할 때 하루 3~4시간가량 목을 10~15도쯤 숙이는 등 자세를 취했고, 트랙터 운전사로 일할 때 5~7kg 유선 조정기를 어깨에 앞으로 멘 채 작업을 하면서 3시간 정도 목을 10도 숙이거나 젖히는 등 자세를 했다.
목 부위 통증을 호소한 A씨는 2012년 7월 신경뿌리병증을 동반한 경추(목뼈)간판장애 진단을 받았다. 2014년에는 추간판탈출(목디스크) 증상이 악화돼 수술을 받았다. A씨는 요양급여를 신청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질병과 업무간 상당인과관계를 인정할 수 없다는 부산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결정을 근거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어 A씨는 지난해 1월 근로복지공단이 심사청구를 기각하자 재차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에 재심사청구를 했다. 하지만 또 기각되자 소송을 냈다.
서울행정법원. 사진/뉴스토마토 DB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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