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수연기자] SK텔레콤, KT, LG텔레콤 등 이동통신사가 최근 기업시장 공략을 강화하기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기존에는 기업고객을 대상으로 단순히 전용회선 임대나 기업용 이동전화를 공급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기업들이 원하는 통합 솔루션 제공에서부터 이종산업과의 융합까지 기업 시장을 적극 개척 중이다.
SK텔레콤(017670)은 지난 18일 조직개편을 하면서 IPE(Industry Productivity Enhancement)사업단을 신설하고, 성장사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IPE(산업생산성증대)는 SK텔레콤이 가진 정보통신기술(ICT)과 광범위한 콘텐트를 각종 산업과 연계하는 신개념 사업방식이다.
교육, 헬스케어 등 이종산업과 통신망과 ICT기술을 결합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어낸다는 것으로 SK텔레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지난 10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인 고객 위주의 통신서비스로는 성장의 한계가 있다”며 “법인, 산업, 공공부문 등 IPE 부문에서 2020년까지 20조원의 매출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IPE사업단은 CEO 직속으로 핵심 CT를 바탕으로 법인기업 대상의 생산성을 증대시키는 컨설팅을 수행하고, 해외시장에서도 지역•국가별 공략사업을 구도화 해 B2B 서비스를 발굴하게 된다.
SK텔레콤이 기업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는 또 다른 전략은 사물통신(M2M:Machine To Machine) 솔루션이다.
M2M 솔루션은 사람이 하기에는 너무 위험한 일이나 효용대비 시간이 많이 소용되는 일 등을 대신해준다.
예를들어 한국전력에서 원격검침시스템을 수주 받아 대용량 전력을 사용하는 고객(대형건물, 공장 등)을 대상으로 전력량계를 검침 후 검침 데이터를 일정주기로 무선 모뎀을 통해 고객사의 서버로 전송해주는 솔루션이 있다.
올해 상반기 M2M 플랫폼을 상용화한 SK텔레콤은 내년에는 이동통신을 이용한 M2M시장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KT(030200)는 '인프라 관리 아웃소싱(IMO, Infrastructure Management Outsourcing)'을 핵심개념으로 삼고 있다.
IMO는 통신솔루션을 바탕으로 기업 인프라를 아웃소싱해주는 사업이다.
그동안 KT가 빌딩을 대상으로 서비스한다고 하면 고객의 구내배선 이전 단계까지만 회선을 공급하는 것을 의미했다.
그러나 앞으로는 주차관제, 통합관제 등 빌딩 관련 모든 서비스를 IT로 자동 관리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KT는 현재 공공, 기업, SMB 등에 걸쳐 8만여개 기업을 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앞으로는 소호(SOHO)까지 시장을 확대해 대상기업을 대거 늘릴 예정이다.
KT의 기업 유무선통합서비스(FMC)도 주목 받고 있다.
최근에는 윈도바일은 물론 아이폰, MAC, 안드로이드 등 모든 휴대폰 운영체제에 적용 가능한 모바일 오피스 플랫폼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의 마음 사로잡기 나섰다.
유선쪽에서는 KT가 거의 기업 구내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여기에 무선을 얹어 기업시장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LG CNS와 모바일 그룹웨어 및 기업용 솔루션을 개발, 그룹웨어, 공정관리, 물류관리, 매장관리 등의 솔루션을 제공해 새로운 파이를 창출해 나갈 계획이다.
이처럼 이통사들이 기업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까닭은 이동통신 가입자가 포화상태에 이르면서 개인고객(B2C)시장이 성장한계에 부딪혔기 때문이다.
정승교 우리투자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0년동안 이통사들이 얻은 교훈이 B2C로는 더 이상 성장 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과도한 경쟁으로 마케팅 비용 증가 등을 경험한 이통사들이 기업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영국 보다폰의 경우 법인시장의 매출 비중이 30%를 넘어서는 등 유럽 이동통신사의 평균 B2B매출은 20%에 달하고 있다.
반면 SK텔레콤의 경우 B2B 매출이 전체매출의 5~7% 정도 수준에 불과해 국내 기업시장의 성장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볼 만 하다는 분석이다.
정 연구원은 “국내에서 IT 아웃소싱이 가능한 종업원 1000명 이상의 기업 수는 2300여개 정도인데 이 중 50% 정도는 계열사내 솔루션을 담당하는 기업이 없어 전체 시장 규모는 수조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법인고객의 경우 한번 계약하면 해지율이 낮은 점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큰 기대를 걸기에는 아직은 이르다는 의견도 적지않다.
이동섭 SK증권 연구원은 “이통사들이 의지는 앞서고 있으나 현재까지 크게 성공한 사례가 없기 때문에 보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한계에 부딪힌 개인고객시장에서 기업고객으로 눈을 돌린다는 방향성은 맞으나 기업시장에서 이통사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어느정도 수용할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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