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기자]
김수남 검찰총장이 정유년 새해를 앞두고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한다”며 법치주의를 강조했다.
김 총장은 31일 신년사를 통해 “국민들이 검찰에 바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성”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국민은 치우침 없이 수사하고, 차별 없이 법을 집행하기를 바란다”면서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위해서는 구속·사건처리·구형기준 등에 있어서 누구나 공감하는 원칙을 반듯하게 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은 또 “청렴은 검찰의 존립기반”이라며 “청렴하지 않고서는 떳떳하게 법을 집행할 수 없고, 국민의 신뢰도 얻을 수 없다”고 했다. 이어 “간부부터 솔선수범해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검찰공무원 모두 일상에서부터 청렴을 생활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구름을 벗어나면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의 운외창천(雲外蒼天)을 인용한 김 총장은 “지난해 우리 검찰은 내부 구성원의 비리 등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우리 모두 한마음으로 단합해 노력하면 어떤 위기도 극복하고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이하는 신년사 전문
Ⅰ
전국의 검찰가족 여러분!
희망찬 새해가 밝았습니다.
여러분의 활기찬 모습을 보며 새해를 시작하니 2017년에는 좋은 일만 있을 것 같고 새로운 활력도 샘솟는 기분입니다.
지난해 우리 검찰은 실로 격랑을 헤쳐왔습니다.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바다를 항해하면서 힘들고 어려울 때도 있었지만, 여러분의 헌신과 노고 덕분에 견뎌낼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자신감과 도전정신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하고 보람찬 한 해를 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새해 첫 출발을 하는 오늘 이 자리가, 국민을 위한 바른 검찰이 되겠다는 각오를 새롭게 다지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Ⅱ
검찰가족 여러분!
먼저, 법질서 확립에 최선을 다하여 법치주의를 공고히 합시다.
민주주의의 보루는 시민 합의로 만든 법입니다.
법질서가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서는 민의가 제대로 반영될 수 없고, 국가가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도 없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민주주의의 역사는 곧 법치주의 발전의 역사였습니다.
법치주의의 확립이야말로 우리 사회를 명실상부한 선진 일류국가로 도약시키는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따라서 어떠한 갈등과 분쟁도 법치주의의 토대 위에서 전개되고 법이 정한 절차와 틀 안에서 해결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검찰은 법질서를 훼손하는 각종 범죄에 대해 단호하고 엄정하게 대처하여야 하겠습니다.
헌법가치를 부정하는 안보위해사범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하게 대응하여야 합니다.
공명선거 문화 정착도 중요합니다.
특히, 올해는 대통령 선거가 있는 만큼 공명정대한 선거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합시다.
불법선거사범에 대해서는 엄정하게 대응하고, 일체의 정치적 고려 없이 공정하게 처리해야 합니다.
부정부패 범죄에 대해서는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자세로 수사에 임해주십시오.
부정부패 척결은 검찰의 존재 이유이자 사명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수사해 나가야 합니다.
서민을 고통스럽게 하는 민생침해범죄의 단속에도 만전을 기하여 주기 바랍니다.
우리가 굳건하게 법질서 확립의 임무를 수행할 때 국민들은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음으로, 원칙에 따라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해야 합니다.
국민들이 검찰에 바라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공정성입니다.
국민은 치우침 없이 수사하고, 차별 없이 법을 집행하기를 바랍니다.
공정한 검찰권 행사를 위해서는 구속·사건처리·구형기준 등에 있어서 누구나 공감하는 원칙을 반듯하게 정립해야 합니다.
원칙을 세우고, 철저히 지키며, 그러한 모습을 국민들에게 보여주는 노력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됩니다.
지난해 우리는 음주운전 등 교통사범, 보이스피싱 등에 대한 사건처리기준을 새로 시행하여 음주교통사망자가 감소하고 보이스피싱 사범에 대해 중형이 선고되는 등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이제 다른 모든 범죄에서도 국민 법감정에 맞는 사건처리기준을 세우고 일관되게 법을 집행하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독일의 형법학자(Erich D?hring)는 ‘검찰은 세계에서 가장 객관적인 기관(die objektivste Behörde der Welt)이다’라고 하였습니다.
국민들은 좌고우면 하지 않고 오로지 법과 원칙에 따라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검찰권을 행사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음을 명심하기 바랍니다.
Ⅲ
전국의 검찰가족 여러분!
검찰의 사명이 막중한 만큼 우리는 자세를 더욱 바르게 다잡아야 합니다.
첫째, 공직자로서 책임의식과 기강을 확립해야 합니다.
지금은 한 치의 방심도 허용할 수 없는 엄중한 상황입니다.
공직자가 그 어느 때보다 투철한 책임감을 갖고 국가와 사회에 대한 소임을 다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위기 상황일수록 공직자는 나라와 사회를 지키고 국민에게 봉사하겠다는 비상한 각오를 다져야 합니다.
『사기(史記)』에 이르기를, ‘집안이 가난하면 어진 아내를 그리워하고, 나라가 어지러우면 좋은 재상을 떠올린다(家貧則思良妻 國亂則思良相)’라고 하였습니다.
공직자가 바로서야 국민이 행복하다는 것을 명심하고, 강한 사명감과 바른 근무기강으로 업무에 임해 주기 바랍니다.
둘째, 검찰권을 절제하여 행사해야 합니다.
원칙에 따른 엄정한 법집행을 강조하는 것만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에 부족합니다.
절차적으로 적법성과 정당성을 갖추고 겸손한 자세로 법을 집행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
수사의 미덕은 절제에 있습니다.
강한 바람보다는 따뜻한 햇살이 나그네의 옷깃을 열듯이, 겸손한 자세로 검찰권을 행사하여야 합니다.
수사과정에서 적법절차를 철저히 준수하고, 당사자의 인권을 존중하며, 항상 수사를 통해 검찰이 추구하는 공익과 상대방이 입는 피해를 비교형량하여 신중하게 수사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사회적 약자일수록 더욱 세심하게 보살피고 범죄피해자를 지원·배려하여 서민들의 민생 피해도 최소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겸허하게 자세를 낮출 때 국민들은 검찰을 더욱 믿고 지지할 것입니다.
셋째, 청렴을 실천하여 청렴문화를 정착시킵시다.
청렴은 검찰의 존립기반입니다.
청렴하지 않고서는 떳떳하게 법을 집행할 수 없고, 국민의 신뢰도 얻을 수 없습니다.
간부부터 솔선수범하여 자기 관리를 철저히 하고, 검찰공무원 모두 일상에서부터 청렴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지난해 고위간부의 비리를 전담하는 특별감찰단을 신설하고 구두변론 관리대장을 마련한 것을 비롯하여, 청렴강화 및 법조비리 근절을 위한 새로운 제도가 시행 중에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가 실효성 있게 운영될 수 있도록 모두가 관련 지침 등을 철저히 준수하고, 담당부서에서는 지속적으로 업무시스템을 정비하며, 체계적인 청렴교육 프로그램도 마련하기 바랍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항상 우리 스스로 의식과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입니다.
새해에는 청렴의식을 획기적으로 제고하여 조직 내에 청렴문화가 확고히 정착되기를 바랍니다.
넷째, 혁신의 노력을 계속하여야 합니다.
빠르게 변하는 정보화 시대에서 공직자의 혁신 없이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습니다.
변화에 대한 적응은 물론이고, 더 나아가 시대의 변화를 선도하겠다는 생각과 자세를 가져야 합니다.
지난해 우리는 부장검사 주임검사제 확대 실시, 신임검사 교육 강화, 매뉴얼·전산업무 개편, 민원업무 개선 등 수사역량 강화와 업무 효율화를 위한 혁신에 주력하였습니다.
그 결과, 수사·민원·행정업무 전반에서 국민신뢰 제고와 국민편익 증진의 기반을 마련하는 소기의 성과가 있었습니다.
‘검사실 업무 합리화’, ‘수사인력의 효율적 관리’, ‘고소·고발사건의 합리적 처리절차 정립’ 등 대검과 일선청의 공동 TF 활동, I-PRO 게시판 도입 등을 통해 소통과 혁신이 문제점을 발굴하고 해결하는 데 도움된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새해에도 혁신의 과제를 활기차게 수행해 나갑시다.
수사에 있어 국민의 의사와 합리적인 법감정을 반영하는 ‘수사심의위원회의 구성’ 등 검찰수사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 나가야 합니다.
변화된 수사와 재판 환경에 맞추어 우리의 수사역량을 강화하고, 회계분석·계좌추적·과학수사 등 전문수사인력을 육성하는 데에도 최선을 다 해야 하겠습니다.
혁신은 보여주기식 변화가 아니라 국민과 구성원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어야 함을 유념하여, 새해에는 혁신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검찰을 만들어 나갑시다.
Ⅳ
검찰가족 여러분!
‘운외창천(雲外蒼天)’이란 말이 있습니다.
구름을 벗어나면 푸른 하늘이 나타난다는 뜻입니다.
어떤 위기와 시련이라도 도전하고 극복해내면 더 큰 발전과 희망이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 검찰은 내부 구성원의 비리 등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우리 모두 한 마음으로 단합하여 노력하면 어떤 위기도 극복하고 국가발전과 국민행복에도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새해에도 우리 앞에는 많은 과제가 있지만, 법과 원칙에 따라 의연하고 굳건하게 검찰 본연의 임무를 해 나간다면 국민으로부터 신뢰받고 사랑받는 검찰이 될 것입니다.
새해 검찰가족 모두의 열정과 헌신을 기대합니다.
여러분 모두 새해에 큰 성취를 이루고 가정에도 항상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