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가다랑어의 원어가격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참치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가다랑어의 국제시세가 지속적으로 상승하며 최근에는 190만원(톤당) 선 마저 넘어섰다. 2년 동안 약 31.9% 가까이 상승한 것이다.
이에 참치캔 제조업체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참치캔 제조 원가에서 가다랑어 원어가격의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업체들 사이에서는 이대로라면 향후 참치캔 사업 부문에서 큰 적자가 예상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일각에서는 참치캔에 대한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지만 최근 식음료 업계의 잇단 가격인상과 정부의 눈치 속에 시기를 저울질하는 분위기다.
동원F&B의 경우 어가상승이 실적에 반영되면서 2016년 주당 40만원을 넘어섰던 주가가 현재는 주당 19만원 대까지 떨어졌다.
참치캔 업계 관계자는 "참치 원어가의 가파른 상승에 1200원/$을 돌파한 환율 문제까지 겹쳐 사업 계획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며 "연일 비상대책회의를 열면서 생산성 향상, 비용 절감 등 자구 노력으로 이 상황을 돌파해 가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밝혔다.
참치 원어가 상승은 기후변화 및 어장보존, 규제 강화 등의 원인으로 태평양, 대서양 등 대부분의 어장에서 어획량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해 예상치 못한 이상기후 여파로 참치 원어가격이 급상승했다. 지난 2월, 국제적으로 가다랑어 생산량이 가장 많은 중서부태평양(WCPFC) 지역에 내내 태풍이 강타해 어획량이 부진했다. 이어 7월부터 약 3~4개월 간은 WCPFC 지역의 FAD조업 금지 기간에 접어들며, 공급량이 줄면서 가격 상승세가 계속됐다.
보통 FAD조업 금지 기간이 끝나는 10월, 11월부터는 어획량이 늘어나 원어가격이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올해는 라니냐로 인해 오히려 어가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라니냐로 인해 해수면의 온도가 떨어지면서 참치가 해수면 가까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어획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참치캔의 수요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주요 참치 소비국인 미국의 경우, 정부 차원에서 국민건강을 위해 참치를 비롯한 수산물 소비를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 이러한 탓에 어획량에 따라 공급량이 결정되는 1차 상품인 참치의 특성상, 단기간 내 공급량 확대가 어려워 수급불균형이 발생하고, 결국 원어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수산업계 관계자는 "현재 가다랑어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 추세에 내년 하반기 추가 상승 요인(대서양 몬순(계절풍), FAD 금지기간)들을 감안하면 참치원어가 고공 행진은 더욱 가속화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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