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 기자] 정부가 수출 소상공인 지원에 팔을 걷었다. 내수 시장의 한계를 수출 신장으로 극복하자는 취지다. 소상공인업계에서는 정책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특화 지원에 앞서 생계형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우선돼야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내고 있다.
중소기업청은 수출소상공인에 대해 저금리 지원자금 정책을 시행하고, 이달 16일부터 1회차 접수 신청을 받는다. 그동안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경영환경 조성을 위해 저금리 정책자금을 지원했으나, 수출 소상공인에 대한 별도의 자금 지원 정책은 없었다. 정부는 내수시장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는 수출 소상공인을 육성하자는 취지로 올해 처음 이 같은 지원책을 마련했다. 대상은 최근 1년 이내에 수출 실적이 있는 소상공인이며, 업체당 최대 대출한도는 1억원이다. 금리는 연 1.88%를 적용한다.
중기청은 올해 정책의 중심축을 '수출'로 정하고, 중소·중견기업은 물론 소상공인까지 모든 단계의 기업을 수출 주역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소상공인은 도소매업과 서비스업 상시종업원 5인 미만, 제조업 10인 미만인 사업자를 말한다. 수출 소상공인 지원은 올해 처음 시행되는 만큼 시범사업 성격으로 추진된다. 올해 수출 소상공인을 위한 예산은 총 100억원으로, 이는 소상공인과 관련한 올해 총 예산 1조6250억원의 1%에도 못미치는 규모다. 남윤형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음식업이나 서비스업으로도 해외에 진출하려는 일부 소상공인도 있다"며 "자금이 없어 해외에 진출하지 못하는 일부 소상공인들에게는 의미있는 지원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소상공인들은 정보화 능력이 높지 않기 때문에 홍보 등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채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일각에서는 수출 소상공인 지원책의 실효성에 대해서 고개를 저었다. 자금을 지원받기에 앞서 수출을 입증해야하는 등 여러 단계를 거쳐야하는데, 이 과정이 소상공인에게는 부담이 된다는 것이다. 또 생계형 소상공인에 대한 지원이 우선돼야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자영업자 중에서도 열악한 집단이 소상공인이고, 이들은 자체 브랜드로 수출하기보다는 큰 기업에 납품하는 소상공인들이 대부분"이라며 "이들 가운데 수출을 입증해서 정책자금을 받을 여력이 있는 사업장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오히려 기초적인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절실한 문제"라며 "특화된 지원을 위해 생계형 소상공인의 지원이 축소되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중기청 관계자는 "300만 소상공인 가운데 수출을 하고 있는 사업장은 1% 수준으로 미미한 것은 사실"이라며 "100억원 규모의 시범사업 성격으로 시작해 수요가 많다고 판단되면 연내 또는 내년에 그 비중을 늘려갈 계획이고, 대상이 없다면 다른 지원책을 강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소기업청은 수출소상공인에 대해 저금리 지원자금 정책을 시행하고, 이달 16일부터 1회차 접수 신청을 받는다. 사진/뉴시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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