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SD. 사진/삼성전자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삼성전자가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이 9조원을 넘는 ‘깜짝실적’을 달성했다. 3년래 최대 실적으로 모바일도 선방했을 것으로 예측돼 갤럭시노트7 단종 충격의 여파에서 빠르게 벗어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매출 53조원, 영업이익 9조2000억원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0.6% 감소, 영업이익은 49.84% 증가한 실적이다. 전분기에 비해서는 매출은 10.83%, 영업이익은 76.92% 올랐다.
시장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영업이익이 9조원대에 올라선 것은 2013년 3분기 역대 최고치인 10조1600억원 이후 처음이다. FN가이드에 따르면 전날 증권가 평균 예상치는 매출이 52조1059억원, 영업이익 8조2948억원이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예상치를 훨씬 웃돌았다.
삼성전자는 이 기간 메모리 시황이 견조하고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 주력 제품의 수요 급증으로 판매가 지속 확대돼 반도체 사업이 전체 실적을 견인한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영업이익률이 30% 안팎으로 전체 영업이익에서 절반이 넘는 비중을 차지했을 것으로 추정한다.
스마트폰 탑재용량 증가 등으로 메모리 단가는 지속 상승세를 보였다. D램 현물가격이 4Gb 기준 지난해 9월 1.82달러에서 12월 2.71달러까지 치솟았다. 낸드플래시도 삼성전자가 기술 우위를 확보한 SSD를 중심으로 수요가 폭증해 시황 호조가 이어졌다. 국내 SSD 평균 수출단가는 지난해 12월 138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7% 올랐다.
디스플레이 사업도 OLED 수요 증가가 지속돼 가격이 상승세를 탔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전세계 소형 OLED 패널 공급을 90% 이상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의 OLED 채택률이 늘어나 국내 OLED 수출은 2015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20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모바일 사업은 전분기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 이후 기저효과가 나타나고 중저가 제품 판매가 확대돼 선방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3분기 모바일 사업 영업이익은 1000억원을 기록했으나 4분기 2조원대 수준으로 회복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소비자가전은 TV 시장 경쟁이 치열하고 디스플레이 등 부품가격이 상승한 반면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해 비교적 선전했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도 우호적이었다. 지난해 10월 초 달러당 1110원 정도에서 12월 말 1210원으로 100원 가량 올랐다.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를 빠르게 수습하면서 연간으로도 호실적을 거두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1조5400억원, 영업이익 29조2200억원이다. 전년 대비 매출은 0.44%, 영업이익은 10.64% 증가했다. 매출은 5년 연속 200조를 돌파했다. 단종 여파를 제외하면 모바일 실적이 견조했고 반도체는 연중 내내 호실적을 이어갔다. 가전 사업도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수익성이 크게 확대돼 시황 회복으로 살아난 디스플레이 사업과 함께 실적에 일조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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