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 중인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이르면 16일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을 기소한다.
특검팀 대변인 이규철 특별검사보는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해 12월31일 구속된 문 이사장의 조사 기간이 남았는데 서둘러 기소하는 이유에 대해 "특별한 배경은 없다. 일단 구속 기간 만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신속하게 처리하겠다는 것"이라며 "16일이나 17일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검팀 1호 구속자였던 문 이사장은 기소도 1호가 되며 가장 먼저 재판을 받게 됐다.
문 이사장은 보건복지부 장관이던 지난 2015년 7월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에게 전화를 걸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때 찬성표를 던지라고 종용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를 받고 있다. 당시 삼성물산의 최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은 두 회사 합병 과정에서 자문업체의 반대 권고를 무시하고 의결권행사전문위원회도 열지 않은 채 직접 찬성표를 던져 논란을 낳았다. 이후 두 회사 합병은 삼성의 지배구조 개편에 중요한 계기가 됐지만, 정작 찬성표를 던진 국민연금은 5900억원대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특별수사본부 소환 때 혐의를 부인하던 문 이사장은 특검 조사에서 위원들에게 압력을 넣은 사실을 인정했다.
문 이사장은 또 지난해 11월과 12월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과 관련한 찬성 의결권 행사 과정에 개입한 것을 알고 있었냐는 위원들의 질의에 "그런 일이 없다"고 위증한 혐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27일 문 이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한 특검은 12월28일 오후 긴급체포한 뒤 구속했다.
문형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이 지난 5일 오후 서울 강남구 박영수 특별검사팀 사무실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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