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 양강 아닌 3강 구도
중국 빅3 판매량, 애플 제쳐…"삼성 추월도 시간문제"
2017-01-17 16:17:29 2017-01-17 16:19:40
[뉴스토마토 김혜실기자] 주머니에 있던 갤럭시S7 엣지를 꺼내 비교해봤다. 나란히 놓고 비교해도 차이가 없을 만큼 일단 외관상으로는 뒤쳐지지 않았다. 지난 8일(현지시간) 폐막한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화웨이 부스에서 메이트9을 처음 대했을 때의 느낌이다. 화웨이는 위상과 흥행 등 모든 면에서 CES 2017의 주연 중 하나였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략 스마트폰을 꺼내들지 않았기 때문이라 치부하기에는 부스 열기가 뜨거웠다.
 
화웨이를 포함해 오포, 비보 등 중국 빅3의 추격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이 애플을 추월한 데 이어 삼성전자 턱밑까지 추격했다. 넓은 안방을 차지한 것을 시작으로 선진, 신흥시장 가리지 않고 추격의 고삐를 죄고 있다. 삼성과 애플 양강 구도로 전개되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흐름도 중국이 상수로 부상하면서 3강 구도로 비화됐다. 특히 중국에서 5위권 밖으로 밀려난 삼성으로서는 갤럭시노트7 사태까지 더해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17일 미국의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중국의 3대 스마트폰 제조사인 화웨이, 오포, 비보는 지난해 1월부터 11월까지 총 2억55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했다. 같은 기간 애플의 판매량 1억8680만대를 크게 뛰어넘었고, 삼성전자 판매량 2억8070만대에도 근접하게 따라붙었다. 일부 전문가들은 "2500만대 수준은 미미한 격차"라며 "추월은 시간문제"라는 해석도 내놨다.
 
직전연도인 2015년 삼성전자와 애플은 각각 3억1970만대, 2억3150만대를 판매했지만 지난해에는 판매량이 각각 13%, 20% 하락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노트7 조기 퇴출로 시장 입지가 위축됐고, 애플은 혁신의 부재가 이어지면서 지난 2007년 아이폰이 출시된 이후 처음으로 판매량이 감소했다. 반면 중국 3대 업체는 2015년 1억8580만대에서 지난해 2억5540만대까지 판매량을 끌어올리며 무려 37%라는 상승폭을 기록했다. 단순히 삼성과 애플의 공백 메우기를 넘어선 입지 굳히기였다. 
 
특히 화웨이의 경우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 1억2180만대를 기록하며 애플과의 차이를 6500만대로 좁혔다. 글로벌 시장으로 판매 지역을 넓혔고, 프리미엄 전략도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선봉에는 메이트9과 P9 등 프리미엄 제품들이 섰다. 이중 P9은 1000만대 판매 기록을 세우며 화웨이의 글로벌 입지를 굳히는 데 큰 역할을 해냈다. 오포와 비보는 프리미엄 기능에 가격경쟁력까지 더해 판매 실적을 끌어올렸다. 중국 내에서 오포의 R9플러스는 2999위안(한화 51만원), 비보의 엑스플레이6는 4498위안(77만원) 수준으로 판매됐다. 이들은 지역 중간 유통상을 통한 오프라인 판매에 집중, 판매 전략에서도 승리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이미지가 개선된 점도 판매량 상승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기존 삼성과 애플을 단순 모방하던 것에 머무르지 않고 기술 경쟁을 격화시키는 주도권을 행사했다. 차세대 전장에서의 역할도 주목된다. 리차드 위 화웨이 컨슈머 비즈니스 그룹 대표는 CES 기조연설을 통해 모바일 분야에서 차세대 선두주자가 되기 위한 화웨이 비전으로 인공지능(AI)을 탑재한 지능형 폰을 소개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대표가 글로벌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고, 화웨이 부스가 메인 업체들이 모여있는 센트럴홀에 대규모로 자리잡았다는 점은 그만큼 위상이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삼성과 애플은 서로를 견제하는데 머물 것이 아니라 중국 업체들의 무한한 가능성을 두려워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삼성전자 갤럭시S7 엣지(왼쪽)와 화웨이 메이트9(오른쪽). 사진/뉴스토마토
 
김혜실 기자 kimhs2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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