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기자]사실상 실직자인 비자발적 이직자 수가 4년 만에 자발적 이직자 수를 넘어섰다. 비자발적 이직자는 고용계약 종료, 구조조정, 합병·해고 등의 사유로 본인 의지와 관계없이 직장을 그만둔 사람을 의미한다.
고용노동부가 31일 발표한 ‘2016년 1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비자발적 이직자 수는 31만4000명으로 2015년 대비 7.7% 늘었다. 이는 임시·일용직에서 비자발적 이직자가 8.1% 급증한 데 따른 영향이다. 반면 자발적 이직자 수는 2014년부터 급감해 지난해에는 2012년보다 적은 30만2000명을 기록했다. 자발적 이직자 수가 비자발적 이직자보다 적은 것은 2012년 이후 4년 만이다.
비자발적 이직자의 증가는 조선업을 비롯한 제조업 불황과 국내 내수 부진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월별로 비자발적 이직자 수는 조선업 구조조정이 가시화했던 2015년 9월부터 15개월 연속 상승세(전년 동월 대비)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는 일시적으로 감소했으나, 이는 2015년 12월 비자발적 이직자가 19.2%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다.
자발적 이직자의 감소는 일자리의 질적 악화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부 관계자는 “자발적·비자발적 이직자 수가 역전된 것은 비자발적 이직자 증가보단 자발적 이직자 감소의 영향이 크다”며 “좋은 일자리가 많다면 자발적 이직자도 늘어났을 텐데, 스스로 나가는 사람이 줄었다는 건 그 사람들의 현재 일자리보다 좋은 일자리가 많지 않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해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한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수는 1679만1000명으로 2015년 대비 36만7000명(2.2) 증가했다. 보건·사회복지 서비스업(+10만9000명)과 도·소매업(+8만2000명)이 증가세를 주도했다.
반면 종사자 규모가 가장 큰 제조업은 3만명(0.8%) 증가에 그쳤다. 중분류상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2만명), 전자부품·컴퓨터·영상·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9000명)에서 종사자가 감소한 영향이 컸다. 이들 업종은 종사자 감소세가 각각 13개월, 3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내수 부진의 직격탄을 맞은 숙박·음식점업은 전년 대비 종사자 수가 3만3000명(3.1%) 줄면서 전 산업 중 유일하게 감소세를 보였다. 이는 2015년 5~7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숙박·음식점업은 종사자뿐 아니라 입직·이직도 줄면서 전반적으로 노동이동이 위축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15일 오후 경기 수원고용복지센터에서 실업자들이 실업급여 혜택을 위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