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삼성전자(005930)가 지난해 4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줬다. 지난 2011년 4분기 이후 5년 만의 대역전이다. 승부는 프리미엄 시장에서 갈렸다. 삼성전자가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로 고전을 면치 못하는 사이, 애플이 아이폰7 활약에 힘입어 왕좌를 되찾았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4분기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애플에 내줬다. 사진은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사진/뉴시스
1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전세계 스마트폰 판매량은 775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17.7%에 그쳐, 최근 6년 사이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반면 애플은 같은 기간 7830만대의 스마트폰을 팔면서 점유율 17.8%를 기록, 0.1%포인트 차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삼성전자가 분기별 시장점유율에서 애플에 이어 2위를 기록한 것은 2011년 4분기 이후 5년 만이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삼성전자가 20.1%의 점유율로, 12.1%의 애플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었다.
무엇보다 갤럭시노트7 단종 영향이 컸다. '최고의 걸작'이란 평가를 받던 갤럭시노트7이 지난해 8월 첫 발화 사고 이후 10월 단종으로까지 사태가 악화되자, 아이폰7의 독주체제가 시작됐다. 상반기 출시된 갤럭시S7으로 공백을 메우고자 했지만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삼성은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가 흔들리면서 중저가 폰 등 파생 라인업으로까지 악영향이 미쳤다. 반면 애플의 아이폰7은 갤럭시노트7의 조기 퇴출로 유일한 경쟁제품이 사라지면서 시장에서 활보했다. 여기에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화권의 약진도 삼성의 급제동을 부추겼다.
SA는 "갤럭시노트7 발화 및 단종으로 삼성전자의 브랜드 파워가 약화됐다"며 "화웨이와 오포, 비보 등 중국 제조사들의 약진 역시 걸림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SA는 이와 함께 "삼성전자가 북미, 중남미에서 비교적 선전했지만 유럽, 아프리카·중동, 아시아·태평양에서 부진했다"며 "반면 애플은 중국에서 여전히 부진했지만 북미, 서유럽, 일본 등 주요 시장에서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다만,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는 삼성전자가 총 3억94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20.8%의 점유율로 1위 자리를 지켰다. 애플은 이 기간 2억1540만대 판매에 그쳤다. 점유율은 14.5%로 집계됐다.
한편,
LG전자(066570)도 부진했다. SA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LG전자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은 141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 감소했다. 시장점유율도 3%로, 9위에 그쳤다. SA는 "전략 스마트폰인 G5와 V20 판매 실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높은 가격과 전략적이지 못한 출시 시점도 악재로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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