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김영삼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가 당선된 지난 1992년 14대 대선 이래 충청권에서 최다득표를 한 후보가 대통령 당선으로 이어진 사실은 공식처럼 굳어지고 있다. 충청권이 ‘민심의 바로미터’라고 불리는 이유다.
대선주자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도 7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린 지역 기자간담회에서 “역대 선거마다 대전을 비롯한 충청권이 대선의 전체 승부를 좌우해왔다. 이번에도 그러할 것”이라며 지지를 호소했다.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인 이날 대전·충청권 방문에서 문 전 대표는 “미래창조과학부와 행안부(현 행정자치부)까지 빠른 시일 내에 세종시로 이전시키겠다”, “과학기술부를 부활해 대전을 다시 과학기술의 중심으로 발전시켜나가겠다”는 등 지역밀착형 공약을 한가득 내놓으며 민심잡기에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당내 참좋은지방정부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안희정 충남지사를 의식한 듯 문 전 대표는 “참여정부(노무현 정부)보다 훨씬 강력한 국가균형발전·지방분권 정책을 펼치고 대한민국을 연방제에 버금가는 수준의 지방분권 공화국으로 발전시키겠다”는 공약도 내놨다. 안 지사는 다년간의 지방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집권 시 지방분권 개헌과 세종시 내 청와대와 국회, 대법원, 대검찰청 등 이전 필요성을 밝히고 있다.
다만 문 전 대표는 안 지사와의 공개적인 마찰은 피하는 모습이다. 전날 안 지사가 ‘정부가 세금과 재정으로 일자리를 늘릴 것은 아니다’, ‘세불리기 영입은 하지 않는다’며 문 대표를 겨냥한 듯한 발언을 내놓은데 대해서도 “자꾸 안 지사와 뭔가 있는 것처럼 하지 말아달라. 안 지사와 경쟁하는 것이 아주 자랑스럽다”며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문 전 대표 측 관계자는 “아직 본격 경선 일정에 들어가지도 않은 상황에서 그 분(안 지사) 뿐만 아니라 누구를 막론하고 대응책을 만들 일은 아니다”며 기존 진행해오던 정책발표와 지방일정을 통한 안정감 제고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기자간담회 후 문 전 대표는 대전지역 오피니언 리더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연구원과의 간담회 등을 이어가며 지역민심과 과학기술계를 아우르는 모습이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7일 오전 대전시의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전지역 언론인들과의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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