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기자] 독감(인플루엔자)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의 품귀 현상이 해소될 전망이다. 국내 제약사들이 벌써부터 돌아오는 겨울을 대비해 타미플루 복제약 허가와 상용화 작업에 착수했기 때문이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의 타미플루는 바이러스가 체내에서 확산되는 과정을 억제하는 치료제다. 국내선 지난해 320억원의 처방액을 기록했다. 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백신은 여러 의약품이 나와 있지만 치료제는 타미플루가 유일하다. 독점적 시장을 유지하는 탓에 각종 인플루엔자 유행 때마다 품귀 현상이 되풀이 되고 있다.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보통 인플루엔자는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유행한다. 해당 기간에 타미플루의 처방이 몰린다. 수요 예측 실패로 시중에 공급한 물량보다 환자의 수요가 더 많으면 수급 불균형이 일어나게 된다. 타미플루는 해외에서 생산돼 국내로 수입되는 의약품이다. 급변하는 현지 상황에 맞춰 유동적인 물량 공급에 한계가 있다. 전세계에 타미플루를 공급하는 로슈가 국내에만 일시적으로 물량 공급을 늘리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말 독감이 유행하자 정부는 타미플루 비축분을 시중에 공급해 물량 부족 사태를 해결했다.
이와 달리 국내에서 제조하면 즉각적으로 의약품을 생산해 공급할 수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오는 8월 타미플루 특허만료에 맞춰 복제약을 일시에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타미플루는 성분 발명에 대한 원천특허(물질특허)가 2016년 2월 만료됐지만 후속특허(염 특허)가 2017년 8월까지 남아 있다. 다만 한미약품은 타미플루의 일부 성분을 교체(염 변경)하는 방식으로 개량신약 '한미플루'를 지난해 2월 선발매했다. 지난해에는 75억원대 처방액을 올렸다.
타미플루 복제약 출시로 환자의 약물 선택권이 넓어지게 된다. 환자가 내는 본인부담금도 줄어든다. 정부 정책에 따라 복제약이 출시되면 약가가 인하된다. 타미플루 약가는 올해 8월부터 14%가 인하된다. 내년 8월에는 절반 가격(49%)으로 깎인다.
현재 타미플루(75mg) 1정당 약가는 2586원이다. 용법·용량에 따라 1일 2회, 5일간 투여하면 총 약물 투약비는 2만5860원이다. ▲만1~9세 이하 소아 ▲65세 이상 노인 ▲임신부 ▲면역저하자 ▲대사장애 ▲심장질환 ▲폐질환 ▲신장기능장애 등 고위험군 환자는 총 약물 투약비의 30%만 내면 된다. 약 8000원을 내면 타미플루를 처방받을 수 있다. 내년에는 약 4500원이면 타미플루를 복용할 수 있다. 복제약은 오리지널약보다 저렴하거나 비슷한 약가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일반 성인은 보험급여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 비급여로 처방받으면 약값이 3만원 정도가 들 것으로 보여진다.
업계 관계자는 "독감이 유행할 때마다 약국가에 타미플루가 품절되는 일이 많았다"며 "복제약이 출시되면 물량 수급이 원활해져 환자 약물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