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롯데그룹이 이사회를 열고 경북 성주골프장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로 제공하기로 최종 결정하면서 거센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보복은 물론 현지 일부언론은 불매운동까지 거론하고 있어 자칫 롯데의 중국 사업이 좌초 위기를 맞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온다.
성주골프장의 소유주인 롯데상사는 27일 오후 이사회를 열고 국방부와 사드 배치를 위한 부지교환을 최종 승인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와 성주골프장측은 빠르면 내일쯤 교환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당초 1월말 마무리될 예정이었던 사드 부지교환 절차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사드 배치 움직임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롯데 안팎에선 '고심 끝에 내린 결정'이었을 것이란 분석이다. 사드 부지 제공 논의 소식이 처음 전해진 뒤 이미 중국의 보복과 압박이 진행돼 왔고, 국내에선 성주 주민들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반발 여론이 거세 최종승인 결정을 내리기까지 적잖은 부담이 작용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이제 문제는 사드 부지가 최종 확정되면서 중국측 보복의 수위다. 1994년 처음 중국에 진출한 롯데그룹은 현재 23개 계열사가 현지에서 사업을 진행 중이다. 그동안 투자한 금액만 10조원이 넘는다.
롯데는 지난해 국방부가 당초 경북 성주포대에 배치하기로 한 사드배치 지역을 주민 반발로 성주골프장으로 변경하면서 중국측의 보이지 않는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의 경우 중국내 롯데마트 전점에서 불시에 소방점검이 이뤄졌고, 롯데월드 선양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중국정부가 가시적인 보복에 나서지 않고 있지만 실제 사드 배치가 이뤄지면 노골적인 제제에 나설 수 있다는 게 롯데 안팎의 우려다. 특히 한·중간 대립된 안보이슈에 휘말려 중국 내 여론이 악화될 경우 반한감정도 확산될 수 있고 소비재 기업인 롯데에 직격탄을 맞을수 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사드 문제의 경우 정부가 추진하는 안보 사업이었던만큼 기업 입장에서 협의하는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며 "중국 측 움직임 등 향후 추이를 면밀히 지켜보는 것 외에 다른 뾰족한 해결책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롯데의 사드부지 제공이 최종승인된 27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롯데상사 앞에서 시민단체 회원들이 사드배치 철회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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