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에 물 먹은 롯데·농심…"생수 내가 2위다"
삼다수 지킨 광동 '독주'…롯데 vs 농심 재격돌
2017-03-07 06:00:00 2017-03-07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생수 시장의 점유율 경쟁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해 광동제약(009290)이 생수 1위 브랜드 '삼다수' 위탁판매 사업권을 1년 연장하며 독주체제를 유지한 가운데 롯데칠성(005300)음료와 농심(004370)의 2위 싸움이 더 격화될 조짐이다. 여기에 올해 생수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기업들이 줄줄이 등장하며 시장 구도 재편도 점쳐진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2년 2330억원이던 국내 생수시장은 10년 만인 2013년 5400억원으로 커졌고, 지난해에는 7000억원에 육박했다. 15년 새 4배 가까이 커진 셈이다. 업계는 2020년에는 1조원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닐슨코리아 지난해 기준 국내 생수시장은 광동제약의 삼다수가 점유율 35%로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뒤이어 롯데칠성음료의 아이시스(12.2%), 농심 백산수(9.6%)가 2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말 식품업계 복수의 기업들이 시장 1위 '삼다수' 판권을 뺏어오기 위한 물밑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결국 제주도와 광동제약이 판권 1년 연장에 합의하며 제약회사가 생수시장을 지배하는 시장 구조가 올해도 이어지게 됐다.
 
제약회사에게 물 먹은 식품업계의 대대적인 반격도 예고되고 있다. 우선 롯데칠성음료와 농심의 2위 경쟁이 올해도 볼거리다.
 
업계에서는 지난 몇 년간 이어온 롯데칠성과 농심의 경쟁관계가 올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생수시장 '2위'가 누구인가를 두고 양사간 신경전을 벌인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짐작케 한다.
 
양사간 물 전쟁의 포문을 연 것은 농심이었다. 농심은 지난해 3월, 백산수가 생수 브랜드 2위로 올라섰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다양한 생수브랜드를 보유한 롯데칠성음료는 단일브랜드 기준이 아닌 총 판매량 기준에서 농심에 앞선다고 주장하며 대립각을 세운 바 있으며 여전히 기싸움 중이다.
 
양사는 벌써부터 '2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생수 시장의 성수기인 여름철을 대비한 마케팅 전략 구축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칠성음료는 브랜드 다변화 정책에 따라 '아이시스8.0'과 '아이시스' 등 다양한 생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제품의 총 판매량으로 농심과의 격차를 벌린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대대적 PPL 광고로 효과를 톡톡히 본 만큼 올해도 이같은 전략을 유지할 전망이다.
 
농심은 지난해 생수시장 점유율 두자릿수 돌파를 목표로 했지만 9%대에 머물며 턱 밑에서 좌절된 바 있다. 올해 농심은 2위 탈환에 다시 사활을 걸었다. 신춘호 농심 회장이 향후 50년 먹거리 사업으로 '생수사업'을 꼽았던 만큼 농심은 회사의 명운을 걸고 있다. 2015년 3000억원을 투입해 중국에 백두산 신공장을 건설할만큼 투자효과를 보려면 더 이상 물러설 곳도 없는 상황이어서 대대적인 마케팅이 전망된다.
 
2위 경쟁을 벌이는 양사는 후발 주자들의 추격도 견제해야 하는 입장이다.
 
두유시장에 집중해온 정식품이 지난 1월 지리산 암반수로 만든 '정식품 심천수'를 내놨고 식자재 유통 전문 기업인 아워홈은 지난해 연말 '아워홈 지리산수'를 출시하고 본격적인 판매에 들어갔다. 모기업의 거대 유통망을 앞세운 신세계푸드(031440) 역시 지난해 10월 생수 제조업체 제이원을 인수하고 생수 출시를 앞두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와 내수부진에도 고성장하고 있는 생수시장은 기업들에 매력적인 시장이 아닐 수 없다"며 "롯데와 농심의 마케팅 경쟁이 과열될 전망이고 새롭게 뛰어든 생수 브랜드까지 경쟁에 가세한만큼 생수 경쟁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고 말했다. 
 
대형마트에 진열된 생수 제품을 고객이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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