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건설사 분양 밀어내기 ‘적신호’
2017-03-16 06:00:00 2017-03-16 06:00:00
"물들어 올 때 노 저어라"라는 우리나라 속담이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잡으라는 뜻으로 현재 국내 건설산업의 상황과 딱 들어 맞는다.
 
국내 건설사들이 부동산 업황이 끝물이라는 판단에서 오랫동안 묵혀 놨던 대단지를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 건설사들의 밀어내기식 분양에 시장은 포화상태에 놓이게 될 것이란 우려 섞인 전망이 곳곳에서 나온다.
 
지난 2014년 국내 분양물량은 총 34만4887가구, 2015년 52만5467가구, 지난해 46만9058가구를 기록했다. 올해 국내 분양물량은 약 40만241가구로 관측되고 있다. 특히 2015년 무려 18만여 가구가 시장에 나오면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지난 2년 사이 약 100만에 가까운 물량이 시장에 쏟아진 셈이다.
 
문제는 아파트 건설기간이 평균 2년6개월~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하게 된다는 계산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미분양 물량이 올해부터 지방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전국 미분양 주택은 2015년 말 6만1512가구에서 지난해 말 5만6413가구로 줄었지만, 올해 1월 들어 5만9313가구로 다시 늘었다.
 
실제로 지난 2월 분양한 10개 단지 중 6개 단지가 청약 미달이 났을 정도다. 무엇보다 대형 건설사들이 묵혀뒀던 매머드급 단지를 분양하면서 주택공급 과잉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금리인상이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국내 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전망이다. 주택담보대출 및 이자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부동산에 대한 투자와 관심도 떨어지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게다가 야권 유력 대선주자들은 부동산 규제를 강화해 투기세력을 잡고, 집값 안정화 기조를 재차 강조하고 있다. 분양물량 공급과잉에 따른 미분양 증가로 심각한 후유증이 우려된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건설사들의 밀어내기 분양이 급증했다. 당시 연평균 입주물량이 33만가구쯤 쏟아지면서 준공 후 미분양이 2~3배 급증한 바 있다. 할인분양과 이에 따른 반발로 기존 계약자 입주 거부, 청약경쟁 미달사례, 역전세난 등이 속출했다.
 
모든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몫으로 남은 바 있다. 이같은 피해가 반복되지 않도록 앞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밀어내기  분양을 중단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의 주택분양시장 관심과 규제가 필요한 시점이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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