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전기차 급속충전 단일화 작업 속도…업계 반응 제각각
기존 출시 차량 충전방식 변경 어려워
2017-03-21 16:30:46 2017-03-21 16:30:46
정부가 국내 전기자동차의 급속충전 방식을 한가지로 통일하는 권고안을 내달 발표한다고 고시함에 따라 기존에 3종류의 급속충전 방식을 제각각 사용해온 완성차업체들은 점진적으로 권고안을 따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권고'라 완성차업체는 기존 방식에서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지자체 보조금사업 등과 연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어 보조금 때문이라도 충전방식을 바꿀수 있어 보인다.
 
2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산자부 산하 국가기술표준원은 국내 전기차 급속충전 방식을 기존의 차데모·AC3상·콤보1(DC콤보) 세 종류에서 콤보1 방식으로 통일화하는 한국산업규격(KS) 개정확정고시안을 내달 발표한다. 전기차의 다양한 급속충전 방식을 통일해 소비자들의 혼란을 줄이겠다는 설명이다.
 
이번 고시 개정안은 전기차 관련 회사들에 대한 ‘권고’이며, 그 자체로는 강제력이 없으나 정부 조달사업 및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 집행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산업부는 보조금과 연계하는 방안을 환경부와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확정고시는 같은 달 관보에 게재되면 곧바로 효력이 발생한다. 정부는 전기차시장 육성을 위해 이 개정안을 지난해 말 예고고시한 바 있다. 
 
전기차는 완속충전과 급속충전 두 가지 충전방식이 있어 전기차 충전소도 완속충전소와 급속충전소가 각각 설치돼 있다. 완속충전의 경우 우리나라와 미국, 일본이 모두 5핀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에 어느 업체의 전기차라도 충전이 가능하나, 급속충전의 경우 우리나라에서는 3가지 방식을 모델별로 선택해 사용중이다. 따라서 충전방식에 맞는 급속충전소를 찾아야 빠른 시간 안에 충전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지엠의 스파크나 BMW i3는 정부가 단일화하기로 결정한 콤보1 방식을 사용중이기 때문에 충전방식을 통일해도 무리가 없다. AC3상(르노삼성자동차 SM3 Z.E)과 차데모(기아자동차 레이·쏘울EV, 닛산 리프) 방식을 사용해온 모델들은 보조금 정책 등 향후 흐름에 따라 유동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출시된 차량들의 경우 기존 충전방식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일방적 통일도 무리수가 있다.
 
현대자동차는 이같은 변화에 재빠르게 대처했다. 현대차(005380)는 아이오닉EV의 급속충전 방식을 차데모에서 콤보1으로 변경했다. 물론 이는 미국수출용 아이오닉EV가 콤보1을 사용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다만 이미 판매된 아이오닉EV의 경우는 충전방식 변경이 불가능해 기존 충전방식을 유지해야 한다.
 
현대차 아이오닉EV. 사진/현대차
 
차데모 방식을 적용한 기아차(000270) 레이와 쏘울EV도 마찬가지다. 급속충전 방식을 바꾸려면 생산 과정에서 설비를 바꿔야 하는데 당장 설비를 교체하거나 콤보1을 적용한 모델을 출시할 계획은 없다는 설명이다.
 
닛산 리프. 사진/닛산
 
닛산은 리프의 충전방식이 전세계적으로 통일되어 있는 만큼 한국의 규정 변경에 따른 충전방식 교체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르노삼성은 KS 개정안이 확정고시 된 뒤에 논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르노삼성 SM3 Z.E. 사진/르노삼성
 
업계 관계자는 "급속충전은 고압전류를 흘려보내는 만큼 안전성이 매우 중요한데 기존 방식들도 안전성이 입증되었기 때문에 적용한 것"이라며 "급속충전 방식을 단일화한다고 해서 전기차 판매량에 영향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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