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세월호 인양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는 사례다. 대형 선박이 침몰할 경우 선박을 그대로 방치하거나 선체를 작게 부순 뒤 인양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세월호는 그 특수성을 감안해 전체 인양을 결정했고, 마침내 세월호를 해저면에서 들어올리는데 성공했다.
지난 22일 오후 3시 30분 세월호를 해저면에서 1m 부양시키는 시험 인양 성공을 거둔데 이어 순조롭게 본인양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미 들어올린 선체를 다시 내려놓는 것보다 그대로 들어올리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 따라서다. 특히 선체를 처음 들어 올리는 과정이 가장 위험한데다 다시 내려 놓는 과정에서 파손의 우려도 컸고, 다행히 기상 여건이 나쁘지 않아 본 인양 추진에도 도움이 됐다.
인양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것은 균형을 잡는 과정이었다. 세월호는 무게중심이 뒤쪽 선미에 쏠려 있어 수평 유지가 힘든 데다 퇴적물 등이 쌓여 무게는 2만톤에 달한다.
이 선체 균형 잡기에 성공함으로써 세월호를 수면까지 끌어올릴 수 있있다.
이와관련, 이철조 해양수산부 세월호인양추진단장은 "당초 예상 인양시간보다 길어진 것은 세월호를 1m 들어올린 뒤 선체의 수평을 맞추는 하중 조절 작업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본 인양에는 최대 작업인원인 450명이 투입됐고, 14~15시간이 소요된다. 해저 44m에 가라앉아 있던 세월호는 시간당 3m의 속도로 부상했다. 22일 밤부터 시작된 본 인양으로 세월호가 처음 수면 위로 올라온 것은 23일 오전 5시쯤, 해저면에서 22m 떠올라 육안으로 확인 가능해졌다. 오전 7시부터는 오른쪽 면이 수면위로 떠올랐고, 이후 잭킹바지선과 고박 작업을 위해 인부들이 세월호 위로 올라가 작업을 진행했다. 잭킹바지선과 세월호를 1차 고박하는 작업으로 인양과 고박을 동시에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잠시 인양이 멈춰지기도 했다. 이 단장은 "세월호와 잭킹바지선 사이에 간섭이 생겨 이를 해결하는 과정이었다"며 "세월호가 자세 그대로 올라오면 바지선 사이를 통과할 수 있지만 수평을 유지하는 과정에서 움직임이 계속 발생했다"고 말했다.
세월호는 수면 위 13m까지 인양을 목표로 하고있다. 폭 22m인 세월호는 옆으로 누워 있는 상태로 인양됐고, 13m만 올리는 이유는 안정적인 인양을 하기 위해서다. 세월호 밑에 리프팅 빔 등 각종 장비와 와이어 등이 설치된 만큼 물에 드러난 높이를 최소화시키는 것이 안전하기 때문이다.
세월호를 목포 신항까지 옮기는 반잠수식 선박은 해상의 플랜트나 중대형 구조물, 화물 등을 운반하는 평평한 특수화물 선박이다. 잭킹바지선은 1마일 정도 떨어져 안전지대에 머물고 있는 이 반잠수식 선박 위로 세월호를 끌고가 와이어를 풀고 다시 반잠수식 선박에 세월호를 결박한다. 이 과정은 반나절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반잠수식 선박을 해저 13m까지 내려가 있는 상태로 해저 9m까지 내려온 세월호의 4m 아래로 들어간다. 반잠수식 선박은 그 상태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고 세월호는 완전히 물 밖으로 나오게 된다. 이후 세월호는 반잠수식 선박 위에서 배수 작업과 오염물 제거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작업이 완료되면 87km 떨어진 목포항으로 세월호를 옮기는 데는 하루 정도가 더 걸릴 전망이다. 육상 거치 준비에 3일, 육상에 내려 놓는 데 하루 정도 시간을 더 계산하면 세월호가 완전히 육상에 닿는 것은 빠르면 일주일 뒤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이철호 단장은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인양 이후 12~13일 정도 뒤면 목포 신항에 거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육상에 내려진 세월호는 소독과 방제 작업 등을 거친 뒤 선체조사위원회를 중심으로 선체 조사에 들어가게 된다.
이 단장은 "21일 부터 특별법에 따라 선체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 상황이며, 본회의 의결 과정이 필요하다"며 "해수부는 이미 관련 팀을 구성했고, 위원 선출 전이라도 예비 내정자, 미수습자 가족 등을 만나 협의를 진행하겠다"고 말했다.
세월호 인양 과정. 자료/해양수산부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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