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국내 10대 그룹이 보유한 토지 평가액이 74조원을 넘었다. 특히 현대차그룹은 삼성동 한전부지를 인수하면서 삼성을 제치고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27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국내 자산규모 상위 10대 그룹 소속 상장사의 업무용과 투자용 토지 보유액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총 74조178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5년 72조1584억원보다 2.8%(2조202억원) 증가한 수치다.
지난해 일부 대기업들이 구조조정에 나서면서 토지 등 핵심 자산을 매각해 보유 토지 평가액 증가가 다소 정체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4년 9월 삼성동 옛 한전부지를 무려 10조5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써내 낙찰 받은 바 있다. 당시 이 땅의 공시지가는 3조3000억원 안팎으로 3배가 넘는 금액에 매입한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한전부지 인수를 통해 세계 5위 자동차 기업에 걸맞은 ‘글로벌컨트롤타워(GBC)’를 만들겠다는 정몽구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 현대자동차는 이로 인해 단숨에 재계 라이벌인 삼성을 앞지르게 됐다.
지난해 10대 그룹 중 토지 보유액이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현대중공업으로 보유 토지 평가액은 5조390억원이다. 2015년 3조3212억원과 비교하면 51.7% 증가했다. 이는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지난해 보유 토지의 자산재평가를 해 1조7000억원대 평가차익이 발생한 덕분이다.
반면 GS의 보유 토지 평가액은 1조1512억원으로 2015년 대비 21.8% 감소했다. 10대 그룹 중 유일하게 보유 토지 평가액이 뒷걸음질쳤다. GS건설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한 토지를 매각했기 때문이다.
10대 그룹 상장사 중에서 토지를 가장 많이 보유한 개별 기업은 ▲현대차 10조6097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롯데쇼핑 7조8405억원 ▲삼성전자 6조276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어 ▲기아차 4조7067억원 ▲현대중공업 4조5222억원 ▲현대모비스 3조4945억원 ▲현대제철 3조4545억원 ▲삼성생명 2조6401억원 ▲LG전자 2조4877억원 ▲SK네트웍스 2조1911억원 ▲한화생명보험 2조299억원 순이었다.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등 이른바 현대차그룹 4인방은 지난 2014년 삼성동 한전부지를 공동으로 취득하면서 지난 2015년 이후 토지 보유액이 모두 상위에 올랐다.
한편, 지난 2011년 10대 그룹의 보유 토지 평가액은 총 78조3279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차지했었다. 당시 부동산 경기침체로 토지 공시지가가 전반적으로 하락했지만, 대형 인수합병으로 계열사가 불어나 보유 토지가 늘었고, 보유액 역시 늘어난 바 있다.
국내 10대그룹 상장사의 토지 평가액 규모. 자료/재벌닷컴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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