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그룹도 고용한파…작년 2만명 감원
삼성, 1만3000명 줄이며 한파 주도…조선3사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
2017-04-02 17:27:57 2017-04-02 17:27:57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30대그룹이 지난해 2만명 가까이 감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이 1만3000여명을 줄이며 한파를 주도했다. 조선업의 불황으로 구조조정에 한창인 현대중공업도 5000여명을 줄였다. 30대그룹 중 절반 이상이 감원을 단행했다. 고용 한파에 재벌그룹들도 예외가 아닌 사실이 드러나면서, 투자와 고용 활성화를 규제완화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재계 주장이 크게 위축됐다.
 
2일 CEO스코어가 30대그룹 계열사 중 사업보고서를 제출하고 전년과 비교 가능한 253개사의 고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지난해 말 기준 이들의 고용 인원은 93만124명으로 2015년 말에 비해 1만9903명(2.1%) 감소했다. 남직원은 71만5076명으로 1만5489명(2.1%), 여직원은 21만5048명으로 4414명(2.0%)이 각각 줄었다. 이번 조사에서 사업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부영과 공시 기준이 변경된 대우건설은 제외됐다.
 
그룹별로는 삼성이 1만3006명(6.6%)을 줄여 최다 감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삼성중공업·삼성SDI·삼성전기·삼성물산·삼성엔지니어링 등 주요 계열사가 단행한 희망퇴직과 사업부 매각 등 대규모 구조조정의 결과다. 현대중공업도 4912명(13.0%)을 줄였고, 두산(1991명, 10.6%)과 대우조선해양(1938명, 14.7%)도 10% 넘는 대규모 임직원을 집으로 돌려보냈다. 포스코(1456명, 4.8%), KT(1291명, 2.6%)도 1000명 이상 감원했다.
 
이외에 LS(394명, 3.9%), 금호아시아나(269명, 1.8%), OCI(260명, 5.0%), KCC(196명, 2.9%), 미래에셋(123명, 1.9%), 한진(85명, 0.4%), 영풍(73명, 2%), 하림(59명, 1.2%), 한국타이어(27명, 0.03%), SK(12명, 0.02%)의 고용이 감소했다.
 
반면 신세계(1199명, 9.4%)는 30대그룹 가운데 유일하게 1000명 이상 고용을 늘렸고, 롯데(684명, 1.2%), CJ(599명, 3.1%), 현대백화점(516명, 5.6%) 등 나머지 유통 공룡들도 일제히 고용을 늘렸다. 효성(942명, 5.8%), LG(854명, 0.7%), 한화(577명, 1.8%)도 비교적 큰 폭으로 고용을 확대했다. 현대차, GS, 대림, 에쓰오일, 케이티엔지 등 고용을 확대한 그룹은 모두 12곳이었다.
 
고용 감소는 어느 정도 예견됐었다. 지난해 4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30대그룹을 대상으로 2016년 고용계획을 조사한 결과, 국내외 경기 불안 등으로 신규 채용규모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30대그룹은 2015년(13만1917명)보다 4.2% 줄인 12만6394명을 새로 뽑을 계획이었다.
 
특히 총 근로자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점에서 구조조정으로 인한 퇴출 인원이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보인다. 기업별로 보면, 불황이 장기화되고 있는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3사가 지난해 감원 톱5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 3사에서만 8347명(15.3%)이 줄어들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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