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가구업계가 내수 시장에서 벗어나 해외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수년째 경기침체와 내수 포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해외진출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한샘(009240)은 올해를 해외시장 진출의 원년으로 천명하고 대대적인 중국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1월 신년사에서 최양하 한샘 회장은 "한샘은 올해와 같은 어려운 여건에도 중국시장 진출이라는 신규사업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힌 바 있다.
한샘이 중국을 첫 타깃으로 삼은 것은 중국의 가구·인테리어시장 규모가 연간 700조원에 달하며 막대한 시장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에만 800억원이 넘는 자금을 중국에 투입했다. 오는 7월 중국 상하이에 문을 여는 1만㎡(약 3000평) 규모의 직영점이 중국 진출의 교두보가 될 전망이다.
한샘은 지난 1996년 중국시장에 진출했다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철수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한샘 관계자는 "(첫 중국 진출 이후) 지난 20년 동안 중국시장을 스터디해 온 셈"이라며 "다른 국내 가구사들처럼 기업간 거래(B2B)가 아닌 직영점을 통해 중국 소비자들에게 직접 제품을 선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시장을 통해 한샘은 현재 전체 매출의 1%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해외 매출 비중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국내 최대 사무용가구 브랜드
퍼시스(016800)와 일룸, 시디즈 등을 보유한 퍼시스그룹도 해외시장 역량 강화에 나섰다. 기존 경쟁력을 확보한 중동시장뿐 아니라 북미시장 등에서도 매출 비중을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퍼시스 관계자는 "퍼시스는 지난 2007년부터 북미 최대 사무가구 전시회인 '네오콘'에 참여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야후, 시스코, 토요타, 오피스 디포, 제너럴 일렉트릭 등 해외 유수 기업들에 제품을 납품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퍼시스그룹의 생활가구 브랜드 일룸도 올 1월 대만 타이페이에 1호 플래그십 매장을 열며 아시아시장 진출을 시작했다. 향후 일본, 중국, 싱가포르 등 자녀 교육열이 높은 국가를 대상으로 학생방 가구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계획이다. 일룸 관계자는 "해외시장 진출은 문화적 저변을 비롯한 해당 국가의 정책을 고려해야 한다"며 "단기적인 성과보다는 면밀하게 검토해 장기적인 전략을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백화점그룹 계열사인
현대리바트(079430)는 그룹의 해외 유통채널을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올초에는 현대홈쇼핑과 베트남 현지 기업이 합작한 VTV현대홈쇼핑을 통해 현대리바트의 이즈마인 브랜드 제품이 방송되기도 했다. 다만 아직까지 유의미한 성과는 거두지 못하고 있어 아쉬움을 남긴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베트남 TV홈쇼핑 방송은 테스트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앞으로 베트남 등 해외시장 진출 공략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구라는 제품의 특성상 국내에서 직접 수출할 경우 과도한 물류비용이 따른다"며 "진출하는 해당 국가나 인접국가에 직접 공장을 지어 제품을 공급하는 방식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1월 대만 타이페이에 문을 연 일룸 플래그십 매장 모습. 사진제공=일룸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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