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세월호, 10일까지는 뭍에 올라와야"
선체조사위 지원 시행령 마련 촉구…광양제철소·5·18 묘역서 '통합' 강조
2017-04-06 16:50:26 2017-04-06 16:50:26
[목포=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중량도 계산 못하고! 그 이야길 해야돼. 해수부 절대 믿으면 안돼요.”
 
6일 세월호 육상거치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목포신항을 찾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해양수산부 관계자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보고 있던 세월호 유가족이 별안간 소리를 질렀다. 이 유가족은 배석한 이철조 해수부 세월호 현장수습본부장을 두고는 “볼펜만 알고 (현장은) 전혀 몰라요”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2014년 4월16일 세월호가 진도 맹골수로에 침몰한 뒤 3년 가까이 지속된 미수습자 가족·유가족들의 정부에 대한 불만이 응축된 장면으로 보였다. 
 
문 후보는 윤학배 해수부 차관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로부터 세월호 육상거치 상황을 보고받고 진행상황을 점검했다. 세월호의 육상거치가 예정보다 늦어지는데 대해 그는 “10일 이후에도 거치에 실패하고 계속 미뤄진다면 그동안의 과정에 대해 문제제기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세월호 선체 충량을 추정하는데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해양수산부가 예상한 10일까지는 지켜봐야 한다. 국회 차원에서 필요한 지원이 있다면 저희가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구성된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가 시행령 미비로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선체조사위가 마련하는 시행령을 해수부가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시행령을 만드는데 3주가량 걸릴 것인데 그때까지는 해수부가 충분히 뒷받침하도록 합의된 상태”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달 23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집권 후 ‘제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참사의 진실을 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책임을 물을 것은 묻고 우리 사회 내 오래된 적폐를 청산해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는 것이다. 차기 정권의 과제를 ‘적폐청산과 국가대개조’로 제시하고 있는 문 후보에게 세월호 참사 원인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그 의지를 보여주는 척도로 여겨진다. 문 후보는 지난달 10일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결정 직후에는 진도 팽목항을 찾아 미수습자 가족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문 후보는 이날 공개된 세월호 추모곡 ‘그리움 만진다’의 내레이션에 참가하기도 했다. 내레이션 참가 이유를 그는 “내 딸의 이름과 똑같은 아이가 둘이나 그 배에 타고 있었다. 세월호 참사는 다른 사람의 아이가 아니고 내 아이들의 죽음같이 느껴진 비극이었다”는 말로 설명했다.
 
문 후보는 대선후보 선출 뒤 첫 지방방문 일정 주제를 ‘치유와 통합’으로 잡았다. 세월호 현장 방문이 ‘치유’에 방점을 찍었다면 나머지 일정에는 ‘통합’ 메시지를 담았다. 오전 전남 광양 포스코 광양제철소를 찾은 그는 제철소 내 1고로(용광로)를 둘러보고는 “지금 이 용광로는 가동된 지 30년 됐다. 대한민국 경제의 기적이라는, 한강의 기적을 이끌어온 제철소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해, 과거 권위주의 정부가 이룩한 중화학공업 육성정책 토대 경제성장을 평가했다. 자신이 4차 산업혁명 육성을 주창하고 있지만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제조업 경쟁력이라는 점을 간과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광양제철소 방문 직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은 그는 “광양제철소는 대한민국 산업화의 상징이고 5·18 묘역은 민주화를 상징하지 않겠나. 산업화와 민주화의 통합을 바라는 취지로 오늘 일정을 잡았다”고 직접 설명했다.
 
한편 문 후보는 오는 8일 저녁 당 경선 과정에서 경쟁한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과 호프미팅을 하기로 했다. 문 후보 측 권혁기 부대변인은 “세 후보 모두 정권교체에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던 것을 확인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후보가 6일 오후 전남 목포신항을 방문, 인양된 세월호 현장을 둘러본 뒤 목포신항 담장에 노란리본을 매달고 있다. 사진/뉴시스
 
목포=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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