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아들 취업 특혜 논란, '검증'이냐 '네거티브'냐
문측 "10년전 해명된 사안" vs 보수진영 "제2 정유라 사건"
2017-04-05 17:43:26 2017-04-05 17:43:26
[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 범보수진영의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아들 문준용씨 취업 특혜 의혹에 대한 검증 공세가 거세지고 있다. 문 후보 측은 “이미 10년 전에 해명된 사안”이라고 무시하고 있지만, 보수진영은 이번 논란을 ‘제2의 정유라 사건’으로 칭하고 연일 기자회견을 열어 “문 후보가 스스로 의혹을 해명하라”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보수진영의 이런 공세는 문 후보의 주요 지지층인 젊은 세대가 취업문제에 민감한 점을 이용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도 아들 병역문제에 시달리며 대세론이 무너졌다. 반면 문 후보 측은 “터무니없는 네거티브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면서도, 대응 방안과 정도를 두고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사실여부와 관계없이 대응 그 자체로 이슈화를 노리는 상대방 의도에 휘말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의혹은 노무현 정부 때인 지난 2007년 처음 불거졌다. 문씨가 지원했던 고용정보원은 2006년 11월30일 연구직 채용공고를 ‘워크넷’을 통해 낸다. 통상 보름 이상인 채용공고 기간은 6일에 불과했고, 그것도 원서접수 하루 전날에야 공고했다.
 
공고된 지원 분야에 동영상 제작 전문가 모집은 없었지만 문씨는 동영상 제작 전문가로 입사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권재철 고용정보원장은 문 후보가 청와대 민정수석과 시민사회수석으로 있던 2003년 7월부터 2005년 12월까지 청와대 노동비서관으로 함께 근무했다.
 
부실한 응시원서도 논란이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은 5일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에서 문 씨의 응시원서 복사자료를 공개했다. 문 씨는 귀걸이와 점퍼 차림의 증명사진을 제출했고, 응시분야와 직급은 아예 공란이다. 지원서 응모기한은 12월1일부터 6일까지였지만, 중요 서류인 졸업예정증명서 발급일은 원서 마감 5일 뒤인 11일로 돼 있다. 12월4일로 적혀 있는 응시접수 날짜도 ‘11일’에 ‘ㅡ’을 더해 ‘4’로 수정됐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2006년과 12월의 '2'의 필체가 상이한 것도 의문이 제기된다.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공개한 문준용씨의 응시원서. 출처/하태경 의원실
 
문 후보 측은 2차례에 걸친 노동부 자체감사에서 이미 다 해명된 문제라는 입장이다. 노동부가 2007년 5월 국회에 보고한 ‘한국고용정보원 직원 특혜채용 의혹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특정인이 포함된 일반직 외부응시자가 2명에 불과하고 이들 모두 경쟁 없이 채용돼 취업특혜 의혹을 제기할 소지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특정인을 취업시키기 위해 사전에 의도적으로 채용 공고 형식 및 내용 등을 조작했다는 확증은 발견되지 않았다”면서 “전공 분야 수상경력이나 회사 근무경력 등으로 보아 자질 및 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어 부적격자를 채용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또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0년에도 노동부 감사는 한 차례 더 진행됐지만 문씨 관련 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다만 당시 문씨가 퇴직한 상태라 감사 대상에서 아예 제외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문재인 캠프 진성준 대변인은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짧은 기간만 공고를 했기 때문에 특혜의혹이 제기될 소지가 있었음을 감사결과에서도 인정하고 있다”면서도 “문씨는 당시 취업을 위해 취업 정보를 열심히 수집하고 있는 중이었다”고 해명했다.
 
진 대변인은 “2007년 1월 채용 직후부터 문제제기가 돼 지난 10년 동안 계속해서 문제제기가 됐다”며 “그러나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은 아무런 새로운 증거나 특혜채용이 있었음을 입증해주는 물증을 제시하지 못했다. 정치적 공세에 불과하고 1등 후보를 흠집내려는 네거티브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하태경 바른정당 의원이 지난 3월2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아들의 채용과 관련하여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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