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가 9일 오후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에 대해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수본은 6일 피의자 신분으로 우 전 수석을 소환 조사한 지 사흘 만에 법원에 영장을 청구했다.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1일 열릴 예정이다. 그간 특수본은 우 전 수석 혐의 관련해 신중히 법리를 검토하며 영장 청구를 저울질해왔다. 검찰은 결국, 예상대로 국정농단 사건 관련 핵심 인물 중 유일하게 강제수사망을 피해왔던 우 전 수석에게 칼날을 들이댔다.
검찰의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이번이 처음이지만,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지난 2월19일 직무유기·직권남용·특별감찰관법 위반·국회증언감정법 위반(불출석) 등 혐의로 우 전 수석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기각당한 바 있다. 특검은 검찰에 공을 넘기기 직전 특수본이 제대로 수사하면 우 전 수석 영장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압박을 가했었다.
특검으로부터 우 전 수석의 11가지 범죄 사실 관련 자료를 넘겨받은 특수본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 이근수)를 전담팀으로 꾸려 수사를 펼쳐왔다. 특수본은 특검이 수사한 자료뿐만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 우 전 수석 관련해 따로 포착한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했다.
특수본은 우 전 수석이 2014년 세월호 참사를 담당한 광주지검 수사팀에 해양경찰청 상황실 서버를 압수수색하지 말라고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당시 광주지검 형사2부장이었던 윤대진 부산지검 2차장검사와 광주지검장이었던 변찬우 변호사를 각각 3일과 4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하는 등 우 전 수석 혐의 관련자 50여명을 불러 조사했다. 또 지난달 24일 우 전 수석의 직권남용 등 혐의 입증을 위해 청와대와 합의해 민정수석실 산하 사무실 세 곳에 들어가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받으며 수사에 속도를 냈다.
우 전 수석은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일할 때 최순실씨가 국정에 개입하고 농단한 것에 대해 제대로 감찰하지 않은 혐의와 자신의 비위 행위 및 미르·K스포츠재단 관련해 내사를 벌인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에게 외압을 행사하고 특별감찰관실 수사 방해 및 해체를 주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부 정책에 협조적이지 않은 이유로 문화체육관광부 직원 6명의 좌천성 인사를 주도하고
CJ E&M(130960) 표적 조사를 거부한 공정거래위원회 담당 국장을 강제로 물러나게 하는 데 관여한 의혹 등을 받고 있다.
또 우 전 수석은 자신의 가족회사 '정강' 돈을 유용한 혐의를 비롯해 의경으로 복무한 아들이 규정을 위반하고 이른바 '꽃보직'으로 전출될 때 외압을 행사했다는 혐의와 1월 국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청문회에 증인으로 채택됐는데도 출석하지 않은 혐의도 받고 있다.
우병우(가운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지난 6일 오전 검찰 소환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들어서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