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커스어학원, 4년새 광고비 17배 껑충…수익은 뒷걸음
2012년 대비 매출액 30%·영업익 84% 하락
2017-04-13 06:00:00 2017-04-13 06:00:00
[뉴스토마토 정재훈 기자] 2000년대 어학시장을 주도했던 해커스어학원이 최근 4년새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마케팅에 막대한 금액을 쏟아 붓고 있지만 매출과 영업이익은 오히려 하락하고 있다. 업계 내 경쟁이 심화된 데다 상대적으로 수강료가 낮은 토익스피킹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시장 환경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12일 전자공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커스어학원은 지난해 매출액 376억원, 영업이익 29억원을 기록했다. 광고선전비 53억원, 판매촉진비 4억3000만원 등 모두 57억3000만원을 마케팅에 사용했다. 전체 매출액의 15%에 달하는 금액이다. 
 
지난 2004년 서울시 강남구에 문을 연 해커스어학원은 체계적인 학습관리 등으로 경쟁사들을 누르고 고속 성장하며 전성기를 구가했다. 당시만 해도 높은 브랜드 인지도 덕에 광고·판촉에 큰돈을 들일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지난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광고·판촉비용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 2012년 3억1000만원에 불과했던 광고선전비는 지난해 53억원을 기록, 4년 사이에 17배 이상 폭증했다. 판매촉진비 역시 마찬가지다. 2012년 7700만원에서 지난해 4억3000만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해커스어학원 관계자는 "지난해 토익 유형이 바뀌면서 신토익에 대한 홍보가 필요했기 때문에 광고비 지출이 늘어난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케팅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매출은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지난 2012년 531억원으로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4년 400억원대로 줄었고 2015년 300억원대로 내려 앉았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매출액은 지난 2012년 대비 30% 가량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4%이상 떨어졌다.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광고·판촉비용을 줄이지 못하는 데는 타사와의 경쟁 때문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지난 2010년 토익·토플 등으로 대표되는 성인어학원시장에 신생업체들이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졌다. 대표적인 기업이 영단기 등 단기 시리즈로 알려진 에스티유니타스다. 2010년 창업한 이 회사의 매출액은 2012년 198억원에서 2015년 1633억원으로 급증했다.
 
일각에서는 성인어학시장 트렌드 변화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업계 관계자는 "가장 큰 시장인 토익의 경우에 최근 몇 년 사이 수요가 크게 줄었는데, 이는 영어 말하기 능력을 중요시 하는 기업들이 늘면서 토익이 아닌 토익스피킹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크게 증가했기 때문"이라며 "토익에 비해 토익스피킹은 수험 준비기간이 짧고 수강료도 낮아서 어학원 입장에서는 매출 하락 요소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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