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한화투자증권이 여승주 대표 취임 후 조직이 안정되면서, 올해 1분기부터 흑자전환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여 대표의 소통경영 이후 달라진 직원들의 분위기를 기반으로 올해 흑자기업으로 변모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한화투자증권의 1분기 실적은 IB와 자산관리(WM) 분야의 실적개선과 주가연계증권(ELS) 운용의 리스크 관리로 영업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해 무려 192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ELS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난해 1~2분기에는 손실규모가 각각 913억원, 1001억원에 달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주 전 대표 재임 시절인 2015년에 ELS 운용규모를 대폭 확대했는데 중국 증시가 급락하면서 타격을 받았다”면서 “이 여파가 지난해 1~2분기 실적으로 나타났고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당시 결정권자인 주 전 대표는 떠났고 남은 직원들이 ELS 리스크를 수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대표가 지난해 2월말 취임하기 전 한화투자증권 내부의 분위기는 매우 어수선했다.
주 전 대표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해 600명 가량의 직원이 회사를 떠나야했고 2012년 70명에 달했던 리서치센터는 16명까지 감소했다. 주 전 대표의 개혁 방안에 임직원들이 반대하면서 축적된 갈등은 2015년 10월 그가 서비스 선택제를 시행한다고 발표하자 지점장 50여명이 집단으로 항명을 하는 사태로 확대되기도 했다.
한화그룹에서도 한화투자증권 내 갈등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고 판단, 여 대표를 구원투수로 선임했다. 그가 1985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각종 요직을 거친 후 2014년 삼성과의 4개 계열사 빅딜(현재 한화테크윈, 한화탈레스, 한화종합화학, 한화토탈)의 핵심역할을 담당했던 점도 감안됐다.
여 대표는 취임 후 우선 전국 각 지점들을 방문하면서 임직원들의 의견을 청취했다. 소통경영을 통해 직원들의 마음을 치유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한때 임직원들이 계속되는 갈등구조에 심적으로 지치고 실망해서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있었다”면서 “현재는 조직 내 분위기가 개선되면서 직원들도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실적악화의 원인이었던 ELS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하면서 지난해 3~4분기 실적은 각각 61억원 영업이익, 76억원 영업손실로 대규모 적자에서 벗어나는데 성공했다.
한편, 한화투자증권은 올해 IB 분야 강화를 통해 흑자기업으로 재탄생하겠다는 목표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조금씩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고 있다. 지난해 10월 1조3500억원 규모의 르네상스 호텔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금융을 주관했고 올해 3월에는 벨기에 유럽연합의회(EU)오피스 빌딩 인수에 600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11월에는 9000억원 규모의 두산 밥캣 기업공개(IPO)를 공동 주관하면서 6년 만에 IPO를 재개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아직 ELS 리스크가 남아 있고 IB 분야에서도 대형 증권사와 경쟁을 해야하는 등 쉽지는 않겠지만 영업이익 달성을 위해 전사적인 노력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승주 한화투자증권 대표가 지난해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는 모습. 사진/한화투자증권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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