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효정·정재훈 기자] 한국프로야구시즌이 개막하면서 야구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야구팬들의 열기를 타고 성수기를 맞이한 시장이 있다. 스크린 야구업계다. 룸 형태의 스크린 야구장이 들어서기 시작한 건 4년 전이다. 현재 해당시장은 3개 업체(리얼야구존, 스트라이크존, 레전드야구존)가 선두그룹을 형성한 가운데 수십여개의 후발주자들이 난립하고 있다. 레전드 야구존은 업계 3위로 지난해 직영 1호점으로 현재까지 70여개 매장을 오픈했다. 기술력으로 승부수를 던지겠단 각오로 오는 2020년까지 매장을 600여곳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지난 13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레전드야구존 본사에 만난 김병준 대표는 "3~4년전 스크린 야구시장이 태생되고 선두업체보다 1~2년 가량 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이지만 기존 시스템에 대한 보완점을 충족시키는 기술력으로 승부하고 있다"고 자신했다. 레전드야구존은 2014년 직원 20여명으로 시작했다. 구성원 대부분은 온라인·모바일 게임 개발자 출신으로, 이들의 가진 소프트웨어 역량을 하드웨어까지 넓혀 스크린야구 시스템을 구현했다. 현재는 100여명이 근무 중이다.
김 대표는 레전드야구존의 경쟁력으로 센서와 피칭머신에 대한 기술력을 꼽았다. 먼저 센서는 날아오는 공의 궤적 등을 인식해 구속과 구질, 볼 판정 등의 정보를 시각화해 게임의 재미를 더 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술력이다. 현재 스크린업계에서 쓰이는 센서는 적외선 센서와 카메라 센서 두 가지다. 적외선 센서는 공이 지나가는 한쪽 면에 대해서만 인식을 한다. 반면 카메라 센서는 카메라가 촬영을 하기 때문에 전 방위로 인식이 가능해 훨씬 정확한 인식이 가능해 볼, 스트라이크를 인식할 수있다. 때문에 적외선 센서보다 기술력이 높다고 할 수 있다. 레전드야구존은 적외선이 아닌 카메라 센서를 개발해 적용했다. 김 대표는 "카메라 센서가 인식하는 모든 것을 스크린에 구현해 내기 때문에 실제 야구와 매우 흡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지난해 본격적으로 매장을 오픈하기에 앞서 1여년 동안 기술개발을 거쳐 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경쟁력은 공을 던져주는 기계인 피칭머신에 대한 기술력이다. 레전드야구존은 단순히 구속만 조절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직구,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질도 구현할 수 있도록 개발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본격적으로 사업화를 시작한 지난해 60여개 매장을 오픈했다. 그러면서 연매출 160억원을 달성했다. 현재 70여개 매장이 문을 열었으며 오는 2020년까지 600여곳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다.
넘어야 할 산도 많다. 현재 레전드야구존은 경쟁사와 달리 가맹사업으로 매장을 운영하지 않고 있다. 이는 업주들과의 상생을 위한 회사 만의 차별점이었다. 김 대표는 "가맹사업의 장단점이 있지만 계약관계에서 '을'의 입장인 업주들은 부담이 될 것이라고 생각해 가맹 형태로 운영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법테두리 안에서 업주들의 상권보호, 광고와 마케팅 등 지원사업을 위해서는 가맹사업으로 전환이 필요하단 판단 하에 연내 가맹 전환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는 "지금까지 가맹사업은 아니었지만 회사 차원에서 광고, 마케팅 등을 지원했다. 하지만 지원범위와 규모가 커지다 보니 법률적으로 가맹사업 전환이 필수적이었다"며 "현재 가맹전환 사업을 위해 업주들을 만나 동의를 구하는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전드야구존의 시작은 스크린야구장이었지만 현재 다른 영역으로 꾸준히 발을 넓히고 있다. 야구아카데미, 야구선수 에이전시, 독립야구단 운영 등 신사업을 구상 중이다. 이 가운데 가시적으로 사업화를 앞둔 것은 '아카데미'다. 전문적으로 야구 레슨을 하는 기존 아케데미와달리 전문성보다는 야구를 쉽게 즐기며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초중고 학생들과 아빠와 아이들의 체험형, 방과 후 수업의 일환 등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2분기 안에 양재동에 1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해외진출도 노린다. 현재 일본 내 1호 매장을 오픈한 상태다. 현지 사정에 맞춰 매장수를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는 대만과 중국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동남아시아, 북미 지역에 이르기까지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사업화를 시작하며 가시적인 성과가 나온고 있는 레전드야구존은 올해 국내, 해외, 신사업 등을 통틀어 5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한 가지 테마나 아이템을 가지고 사업을 하기에는 지금 우리 사회가 너무나 빨리 변하고 있다"며 "스크린시장이 발전하고 있는 만큼 다른 체험형 스포츠 게임 개발도 할 계획이며 해외에서도 가시적인 성과를 내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김병준 레전드야구존 대표. 사진제공=레전드야구존
임효정·정재훈 기자 emyo@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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