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심수진 기자] 국내 수입차시장 1, 2위를 다투는 독일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와 BMW가 지난해 나란히 매출 3조원을 달성했다. 벤츠는 E클래스 라인업 강화와 서비스네트워크 확장을, BMW는 7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뉴5시리즈를 통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속질주를 이어갈 전망이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BMW의 지난해 매출은 3조95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대비로는 7.65% 증가해 3조원을 돌파하는 동시에 역대 최고 매출액을 기록했다. 다만 국내 투자비용을 늘리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97% 줄어든 64억원, 당기순이익은 366억원에 그쳐 전년대비 21% 감소했다.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수입차업체의 연매출 3조는 벤츠가 한 해 앞서 달성했다. 벤츠는 지난 2015년 3조141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처음으로 3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20.6% 늘어난 3조7875억원을 기록해 2년 연속 연매출 3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벤츠는 지난해 국내 완성차업체 쌍용자동차의 매출 3조6285억원을 넘어서는 등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벤츠의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2.88% 증가한 1143억원을 기록한 반면 당기순이익은 878억원으로 전년보다 약 8억원 줄었다.
지난해 양사의 주주배당에 대한 행보는 이전과 사뭇 달랐다. BMW는 지난해 370억원을 배당해 101.04%라는 고배당 성향을 보였다.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4년 동안 당기순이익에 대한 배당 없이 벌어들인 돈을 대부분 국내 재투자했던 BMW는 5년 만에 배당을 진행한 것이다. 배당성향이 높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벤츠는 지난해 배당성향은 52%로, 전년도의 66.09%대비 10%이상 낮추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였다.
한국사회에 대한 기부금 비율은 BMW가 더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BMW의 기부금은 전년대비 약 10% 늘어난 20억4637만원 수준으로, 매출액대비 기부금액 비율은 0.066%로 집계돼 전년(0.062%)대비 미미하게 늘었다. 반면 벤츠의 기부금은 약 22억원으로 전년(20억원)대비 10% 가량 늘었지만 매출액 대비 기부금액 비율은 0.059%로 전년(0.065%)대비 낮아졌다. 많이 벌고 덜 낸 셈이다.
지난해 벤츠와 BMW는 각각 5만6343대, 4만8459대를 판매했다. 벤츠의 지난해 판매량은 전년대비 19.9% 증가해 국내 수입차판매량 1위를 차지했고, BMW는 전년대비 1.2%에 늘어나는 데 그쳤다. 반면 지난해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위는 BMW의 520d(7910대 판매)가 차지해 BMW의 명성을 유지했다. 벤츠의 E300은 6169대 판매돼 2위를 기록했다.
BMW와 벤츠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성장가도를 달리고 있다. 지난 2월 뉴5시리즈를 출시한 BMW는 올해 뉴5시리즈 판매목표를 2만대로 잡았다. 사전계약만 4000대에 달해 기대를 모았던 뉴5시리즈는 지난달 BMW가 벤츠와의 판매 격차를 전월 2332대에서 573대로 좁히는데 큰 역할을 했다. 지난달 5시리즈가 1832대(구형 포함) 판매되며 BMW는 처음으로 월간 판매량 6000대를 달성했다. 뉴5시리즈의 판매를 바탕으로 지난해 벤츠에 뺏긴 국내 수입차시장 1위 자리를 되찾아오겠다는 각오다.
벤츠는 신차와 서비스네트워크 강화로 왕좌 지키기에 나섰다. 지난 1월부터 3개월 연속 월간 6000대 이상의 판매 기록을 이어오고 있다. 올해 신차출시와 함께 2000억원 규모의 네트워크 확장에 나선 벤츠는 연간 판매량 6만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왼쪽부터)벤츠의 '더뉴E350d'와 BMW의 뉴5시리즈. 사진/벤츠·BMW
심수진 기자 lmwssj07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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