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19대 대선이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대결로 압축되면서 한국 현대 정치의 양대 산맥을 이뤘던 동교동계(DJ계)와 상도동계(YS계) 인사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상도동계가 문 후보의 지지로 가닥을 잡으면서 주요 정치 세력들의 재편도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호남을 대표하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 영남을 상징하는 김영삼 전 대통령을 각각 따르던 동교동계와 상도동계는 지난 1987년 후보 단일화가 무산된 후 서로 치열한 경쟁관계 속에서 갈등과 반목을 거듭했다. 1990년 집권여당이었던 민주정의당이 YS의 통일민주당, JP(김종필)의 공화당과 3당 합당함으로써 상도동계와 동교동계는 야당 내 경쟁관계에서 여야 간 경쟁관계로 바뀌었다.
야권에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정권을 잡은 노무현 전 대통령을 중심으로 친노(노무현)계가 생겼다. 노무현 정부에서는 친노계와 동교동계, DY(정동영)계, GT(김근태)계가 경쟁과 견제의 관계를 유지했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 이후 야권은 크게 친노계와 동교동계, 손학규계, 김한길계, 안철수계 등의 비노(노무현)계로 나뉘어졌다.
친노계와 비노계의 아슬아슬한 줄타기 속에서 지난해 총선을 기점으로 야권은 세력 재편의 큰 전환점을 맞이했다. 당시 새정치민주연합(현재 민주당)에서 동교동계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노계 의원들이 탈당하면서 국민의당을 창당한 것이다.
총선 이후 민주당은 친문(문재인)과 비문(문재인)으로 재편됐다. 문 후보는 대선을 앞두고 DJ와 YS 세력의 결합을 골자로 한 세력재편이라는 대권플랜을 꺼내들었다. 문 후보는 그동안 상도동계의 좌장인 김덕룡 김영삼민주센터 이사장과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인 김현철 국민대 교수 영입에 상당한 공을 들여왔고, 이들은 문 후보 지지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지난 총선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삼남인 김홍걸 연세대 김대중도서관 객원교수도 영입하며 국민의당과 ‘호남 적통 경쟁’을 할 기반도 확보했다.
안 후보는 현재 동교동계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국민의당 선거대책위원회 고문단에는 박지원 상임선대위원장을 필두로 권노갑·정대철·정균환·김옥두 전 의원 등 동교동계를 대표하는 인사들의 이름이 올라가 있다. 최근에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측근인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출신의 이상일 전 의원이 선대위 고문으로 위촉되는 등 반 전 총장 인사들의 영입도 이어지는 중이다.
구 여권에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뒤를 이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거대한 이회창계를 거느렸지만 두 번의 대선 실패로 그 세력은 소멸하게 된다. 이후 치러진 2007년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는 당시 이명박 후보를 중심으로 한 친이(이명박)계와 박근혜 후보의 친박(박근혜)계로 양분됐다. 친이계는 이명박 정부에서 득세했지만 정권 말로 갈수록 힘을 잃어갔고, 친박계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근접관계 강도에 따라 핵심친박과 원조친박, 범친박 등으로 세분화됐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박 전 대통령이 탄핵된 이후 새누리당은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으로 갈라졌다. 자유한국당에는 친박이, 바른정당에는 옛 친이계 의원을 중심으로한 비박(박근혜)계 인사들이 자리잡았다. 바른정당은 크게 친유승민계와 김무성계, 그리고 반 전 총장의 대선 행보를 측면 지원한 친이계로 나뉘어있다.
대통령 선거운동일 첫날인 17일 오후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전라북도 전주시 덕진구 전북대학교 앞에서 박지원 대표와 유세를 펼치며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