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1분기 실적 뜯어보니…'불황형 흑자'
매출 증가 미미…마케팅비용 감소로 수익성 개선
2017-04-25 08:09:41 2017-04-25 08:10:08
[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이동통신 3사의 1분기 실적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휴대전화 시장 침체로 매출은 늘지 않는데 이익은 커지는 '불황형 흑자'의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가 증권사 전망치를 취합한 결과에 따르면, 이통3사의 1분기(1~3월) 매출은 12조7639억원, 영업이익은 1조274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2.5%, 영업이익은 7.3% 늘 것으로 전망됐다.
 
표면적으로는 양호하지만, 속내를 보면 시장의 침체가 확연하게 드러난다. LG유플러스를 제외하면 매출 증가폭이 미미한 데다, 영업이익도 사업 성과보다는 마케팅비용 감소 때문으로 추정된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1~3월 월평균 번호이동 건수는 54만4340건으로 지난해 월평균 58만7492건에 비해 7% 이상 줄었다. 1~2월에는 시장을 이끌 프리미엄 스마트폰이 없었고 3월에 LG G6가 나왔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성적을 거뒀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진/뉴시스
 
SK텔레콤은 전년 동기 대비 1분기 매출이 1.6%, 영업이익은 7.3% 늘 것으로 추정됐다. 자회사인 SK브로드밴드의 이익이 크게 늘었고, SK플래닛은 적자폭이 줄면서 모회사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다만 순이익이 4900억원으로 14.4%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분기에는 자회사 SK플래닛이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을 매각하면서 3147억원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크게 좋아졌었다.
 
KT는 1분기 매출 5조6006억원, 영업이익 4060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1.6%, 5.4%가량 늘 것으로 추정됐다. 유진투자증권은 "KT 유·무선 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줄지만 올레TV 등의 미디어 부문이 성장했다"며 "마케팅비용도 크게 줄면서 1분기 실적이 좋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통3사 가운데 가장 좋은 실적이 예상되는 곳은 LG유플러스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성장률이 각각 5.7%, 11.4%에 이른다. 순이익도 15% 이상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 대비 높은 롱텀에볼루션(LTE) 가입자 비율을 바탕으로 무선사업 부문의 실적이 개선됐고, 인터넷TV(IPTV) 부문도 적자에서 탈출할 전망이다.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최근 유력 대선주자들이 기본통신료 인하 등 가계 통신비 절감 공약을 내놓으면서 단기적으로 통신사 실적에 불리한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반면 차기 정부에서 4차산업 육성이 본격화되면 통신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란 우호적 기대도 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통신사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증가와 마케팅비용 급감으로 양호할 것"이라면서 "정치권의 가계 통신비 인하 공약이 통신산업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고, 4차산업 발전 과정에서 통신산업도 크게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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