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롯데마트가 대형마트의 서울 상권 최대 격전지인 영등포구 양평에서 '휴식형' 매장으로 승부수를 띄웠다.
롯데마트는 오는 27일 1만3775㎡(약4만167평) 규모의 단독매장을 낸다고 26일 밝혔다. 롯데마트가 서울지역 내에 복합쇼핑몰 형태가 아닌 단독쇼핑몰을 오픈하는 것은 12년만이다.
양평은 총인구 150만명에 달하는 영등포구, 양천구, 구로구 상권이 겹치는 곳으로 이미 대형마트가 포화상태다. 롯데마트 양평점 반경 3㎞ 안에 이마트와 홈플러스, 코스트코 등의 매장이 10개, 반경 2㎞ 안에는 7곳이 영업을 하고 있다. 코스트코와의 거리는 120m에 불과하다.
격전지에서 살아남기 위해 롯데마트가 선택한 카드는 '공유가치'다. 상품구색 다양화와 최저가 제공, 상품차별화, 공간차별화를 넘어 지역상권 주민들과 소통하며 마트를 찾게끔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1층에 판매공간 대신 휴식공간을 넣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약 2300㎡(700평) 규모의 공간에 계단식 벤치와 소파, 테이블 등을 배치해 누구든 와서 쉴 수 있도록 했다. 휴식공간임을 강조하기 위해 곳곳에 녹색식물도 배치했다. 폴바셋(커피), 강가, 마이타이(이상 외식) 등을 입접시키며 F&B 콘텐츠에도 힘을 쏟았다.
롯데마트 서울 양평점 1층의 휴식공간인 '얼반포레스트'에서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고 있다. 사진/롯데마트
휴식공간인 1층에서 식품매장인 지하2층으로 바로 연결되는 에스컬레이터도 설치했다. 최대한 많은 상품 둘러볼 수 있도록 동선을 짜는 일반 대형마트와는 다른 설계로 지하 2층, 지상 8층이라는 수직구조의 한게를 극복하기 위한 시도다.
식품매장은 '그로서런트(grocerant)' 콘셉트로 만들었다. 그로서런트는 식재료를 뜻하는 그로서리(grocery)와 레스토랑(restaurant)의 합성어로 원재료 구매부터 조리, 취식까지 원스톱 쇼핑이 가능한 매장을 말한다.
이를 위해 대형 수족관과 함께 현장에서 직접 회를 뜨거나 참치를 해체하는 작업을 볼 수 있는 '클린클라스스테이션'과 고기를 구매한 뒤 현장에서 구워주는 '스테이크 스테이션' 등을 마련했다. 조리한 음식을 현장에서 먹을 수 있도록 근처에 80석 규모의 취식·휴게공간도 마련했다.
롯데마트 양평점 식품매장의 '스테이크 스테이션'에서 직원이 스테이크를 굽고 있다. 사진/원수경 기자
쇼핑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상품진열대 사이의 공간을 기존보다 50% 넓힌 3m로 만들었다. 주 동선의 폭도 5m로 넓어 쇼핑카트 끼리 부딪히거나 동선이 꼬이지 않도록 신경썼다.
식품 이외의 콘텐츠는 전문성을 강화했다. 리빙용품을 파는 '룸바이홈' 매장을 대형으로 들여오는 한편 속옷 편집숍 '보나핏'과 유아용품 전문점 '베이비저러스' 등도 선보인다. 아동장난감 전문점 '토이저러스'의 경우 증강현실(AR) 사진촬영이 가능한 포토존을 7곳 선보이며 체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국내 최초로 슈팅게임을 즐길 수 있는 너프(NERF) 존을 마련했으며 드론과 RC카 체험존도 규모를 넓혔다.
롯데마트 양평점 '토이저러스'에 있는 증강현실(AR) 포토존 시연 모습. 사진/원수경 기자
롯데마트는 차별화된 콘텐츠를 통해 양평점에 일평균 7000명의 고객을 유치한다는 방침이다. 신주백 롯데마트 매장혁신부문 상무는 "롯데마트의 평균 일평균 방문객보다 40% 정도 많은 수준"이라며 "월 매출 100억원, 연간으로는 1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선보이는 신규매장도 이번 양평점과 같은 차별화 매장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서현선 매장혁신부문 상무는 "앞으로 항상 공유가치를 목적으로 하며 매장을 진화시킬 것"이라며 "지역에 맞는 가치가 무엇인지 계속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롯데마트는 올해 하반기 서울 서초구에 매장을 오픈하는 등 연내에 많게는 5곳의 매장을 신규로 열 계획이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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