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간 가득…SKT, 도시바 인수 베팅 유력
현금성 자산만 2조, 사내유보금은 15조 웃돌아
2017-04-26 18:24:14 2017-04-26 18:26:39
[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SK텔레콤 곳간이 가득해졌다. 사내유보금이 20조원에 달하며, 현금성 자산도 2조원을 넘어섰다. 최태원 회장이 직접 나서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일본 도시바 반도체부문 인수에도 힘을 보탤 전망이다.
 
SK텔레콤이 26일 발표한 1분기(1~3월) 경영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회사의 현금성 자산(현금 및 만기 1년 이내의 단기금융상품, 단기투자자산 포함)은 2조967억원에 달한다. 2015년 말과 비교하면 무려 35% 증가했다. 매년 1조원이 넘는 순이익을 기록하면서 이익잉여금도 증가세다. 2014년 14조1886억원이던 SK텔레콤의 이익잉여금은 지난해 말 15조9532억원으로 1조7000억원 이상 늘었다. 올 1분기에는 15조8955억원으로 소폭 감소했으나 자본잉여금이 3조3000억원대라는 점을 고려하면 SK텔레콤의 사내유보금은 19조원을 넘어선다. SK텔레콤은 올해 들어서도 자금 조달에 열심이다. 1~4월 단말기할부채권 유동화를 위해 발행한 자산유동화증권(ABS) 규모가 1조1025억원에 달한다. 지난 25일에는 회사채 3700억원어치도 발행했다.
 
 
 
SK텔레콤의 현금성 자산이 크게 늘면서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지원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등 SK그룹 내 ICT(정보통신기술) 관련 계열사들이 연합해 10조원 이상을 조달하는 방안도 점쳐진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이 도시바 인수 작업에 참여한 점도 이 같은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4일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 박정호 사장과 함께 일본으로 떠났다. 도시바 경영진을 비롯해 재무적투자자(FI) 등과 만나 인수와 관련한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함이다. SK 고위 관계자는 "최 회장이 그룹의 사활을 걸고 일본으로 갔다"며 "자회사인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인수 작업에 박정호 사장이 가만히 있을 리 없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SK텔레콤의 자금 지원 가능성을 낮게 평가하는 의견도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SK그룹이 도시바 인수를 위해 준비해야 할 금액이 10조원 정도라면 SK텔레콤의 도움 없이도 SK하이닉스 단독으로 추진이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한·미·중 3국간 전개되는 인수전에서 최소 평가금액이 2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SK의 베팅금액 또한 시장 예상보다 자연스레 올라간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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