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희석 기자] #"지니야! 거실 불 꺼주고 실내 온도는 26도로 낮춰. TV 채널은 5번 틀어주고 치킨 주문해줘. 그리고 내일 오전 10시 회의 있으니 일정에 추가해."
SF영화 속에서나 나올 법한 대사 같지만 이미 현실화된 스마트홈의 모습이다. KT의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기가지니’가 적용된 아파트 단지가 오는 8월 국내 최초로 부산 영도구에서 입주를 시작한다. 입주민들은 KT의 스마트홈 서비스를 이용해 집안 전자제품은 물론 수도, 전기, 냉·난방 등 각종 기기의 제어가 가능해진다.
SK텔레콤도 음성인식 AI 스피커 ‘누구’를 오는 2021년 경기도 판교 신도시에 들어서는 1226가구에 설치한다. 기존 홈IoT(사물인터넷) 서비스와 누구가 결합돼 조명이나 난방, 가스차단 등의 기능이 음성으로 조절된다. 현대건설, 현대산업개발, LH 등 대형 건설사와의 제휴가 늘면서 SK텔레콤의 스마트홈 서비스가 적용될 신규 아파트 규모가 15만가구를 넘어섰다.
IoT 네트워크를 통해 집안 내 모든 기기가 연결되는 스마트홈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통신사 간 경쟁이 뜨겁다. 캐시카우였던 이동통신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고, 이마저도 출혈경쟁을 감내할 상황에 이르면서 지속성장을 담보할 대안으로 스마트홈 산업이 부상했다. 한국스마트홈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스마트홈 시장은 올해 13조원 규모에 달할 전망이다. 매년 20%가량 성장을 거듭, 오는 2019년에는 시장 규모가 2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LG유플러스는 아직 AI 서비스는 출시하지 못했지만 스마트홈 시장에서 가장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2015년 7월 출시한 스마트홈 서비스 'IoT@Home'은 지난달 말 기준 68만가구를 넘어섰으며, 연내 100만 가입자 확보가 목표다. 대우건설, SH공사, 반도건설 등 20여개 건설사와 제휴를 맺고, 신규 분양 단지 20만가구도 확보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국내 홈IoT 시장의 70%를 점유하고 있다”며 “건설사와의 제휴를 통한 사업 확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독자적인 스마트홈 상품 개발에 주력하는 LG유플러스와 달리 KT와 SK텔레콤은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IoT 가전 및 스마트홈 융합 얼라이언스'를 통해 다른 산업과의 융합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한다. 특히 확보한 AI 서비스를 토대로 생태계 구축에 전념, 시장을 선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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