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는 4일 ‘걸어서 국민속으로’라는 슬로건으로 120시간의 유세를 대구 지역에서 시작했다. 유세차량에서 내려와 두 발로 골목 곳곳을 누비면서 유권자와 만나 진정성과 간절함을 호소하겠다는 차원에서다. 대선까지 5일이 남은 가운데 막판 대역전을 위한 안 후보의 마지막 승부수로 보인다.
안 후보의 도보 유세는 이날 동대구역에서 시작됐다. 초록 셔츠에 운동화 끈을 질끈 묶고 백팩을 멘 안 후보는 이날 오후부터 시민들 사이를 걸었다. 김경록 대변인과 천근아 중앙공동선거대책위원장, 조광희 비서실 부실장이 동행한 가운데 경호는 원거리에서 하도록 했고 수행인력도 줄였다.
안 후보는 홀로 걸어 다니며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가 안부를 묻고 지지를 호소했다. 또 편의점에 들러 아르바이트생에게 “서서 근무하면, 다리가 붓지 않느냐”며 걱정을 하고, 한 자영업자 부부에게는 “자영업이 힘든 것 같은데, 힘 내시라”고 격려하기도 했다. 그는 또 여행장병안내소(TMO), 대구동부소방서 등을 찾아 “요즘 대구 민심은 어떤가” “이번 대선에서 어떤 거 바라시냐” 등 시민들과 소통하는데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안 후보는 이날 유세에 앞서 ‘국민에 의한 단일화’를 띄우며 통합 의지를 굳건히 했다. 대통령에 당선되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와 함께 개혁공동정부를 구성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는 경북 구미 한 식당에서 기자들과 오찬을 하며 “유 후보와는 경제 문제에 대한 해결방법과 생각이 동일하다. 거의 같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며 “(유 후보에게) 경제분야를 부탁하고 싶다”고 밝혔다. 남경필 경기지사와 안희정 충남지사, 원희룡 제주지사, 김부겸 의원, 이재명 성남시장, 박원순 서울시장과도 함께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안 후보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내세우고 있는 개혁공동정부 구상을 부각하는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기득권 후보’ 내지 ‘패권 세력’ 등 과거 세력으로 몰며 지지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다. 안 후보는 이날 구미역 앞에서 “이번 대선은 과거인지 미래인지를 선택하는 선거”라며 “1번, 2번은 과거이고, 3번, 4번, 5번은 미래에 대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대구 동성로 한 극장 앞 유세에서도 “제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을 처음으로 통합하는 정부”라며 “10일부터 영·호남, 진보·보수가 화합하는 진정한 개혁공동정부가 가능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는 “1번이 마음에 안 들어 2번을 찍고, 2번이 마음에 안 들어 1번을 찍는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진다. 더 이상 국민들이 반목하고 갈등·분열하지 않아도 된다”며 “정말로 해결해야 할 문제들을 성실히 해결해나가는 (정부를) 꼭 만들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후보가 4일 대구 중구 동성로에서 시민들과 함께 길을 걷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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