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성은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10일 제 19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35년간 묶여 있던 LPG(액화석유가스) 연료의 자동차 사용 규제가 풀릴지 주목된다. 최근 미세먼지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경유(디젤) 차의 대안으로 LPG 차량이 제시됐기 때문이다. 이에 장애인과 국가유공자 등 일부 계층에게만 제한돼 있는 LPG차량 시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당선자는 '오는 2030년까지 경유 승용차 운행을 전면 금지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2025년부터 경유차 판매 금지를 선언한 노르웨이 등 유럽 국가보다 급진적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LPG 차량이 경유 차량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현재 LPG 차량은 장애인·국가유공자와 택시·렌터카 등 사업자가 구매할 수 있으며 일반인은 경차와 7인승 이상 다목적(RV) 차량만 살 수 있다. 등록된 지 5년이 지난 중고 LPG 차는 제한 없이 구매 가능하다.
국회에서도 LPG 사용제한을 규정한 '액화석유가스 안전관리 및 사업법'을 개정하는 등 규제 완화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기획재정부, 환경부 등 정부부처와 업계, 학계가 참여하는 ‘LPG 연료사용 제한제도 개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LPG차의 규제 개선안을 검토 중이며, 다음 달까지 개선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LPG 차량이 주목되고 있는 이유는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LPG 자동차는 미세먼지(PM10) 배출이 거의 없고 질소산화물 배출량도 경유차의 10∼20분의 1 수준으로 알려졌다. 질소산화물은 배출 후 대기에서 화학 반응을 일으켜 초미세먼지를 유발한다.
LPG 차량에 대한 규제가 단계적으로 완화되면서 자동차업계에도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3월 말 기준 경유차 등록대수는 927만대로 휘발유차(1017만대)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경유 값이 오르게 되면 체어맨과 티볼리를 제외한 모든 차종을 경유차로 생산하고 있는 쌍용차(003620)와 디젤모델이 많은 벤츠와 BMW 등 독일계 수입차들이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LPG 차량을 경유차의 대안으로 삼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LPG 차가 미세먼지를 거의 배출하지 않고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경유차의 30분의 1에 불과한 장점이 있지만 온실가스 배출 문제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또한 미세먼지 발생에서 수송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불과해 경유 차를 LPG 차로 대체하는 효과도 크지 않다는 것이다.
지난 3월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정부 실효성 있는 교통수요관리대책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한 서울환경운동연합 관계자가 교통수요관리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배성은 기자 seba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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