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 기자] 내달 코스닥시장에 시가총액 최대 2조원 규모의 대형 기업공개(IPO)가 이뤄져 침체된 코스닥시장본부 상장 분위기가 전환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그룹의 순수지주사인 제일홀딩스가 내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KB증권과 신한금융투자가 공동 주관을 맡아 내달 12~13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 후 공모가를 확정한다.
코스닥시장본부는 최근 시총 2위
카카오(035720)의 유가증권시장 이전상장으로 인해 고심이 깊어진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제일홀딩스가 시가총액 5위권 안팎의 규모로 상장할 예정이어서 존재감을 발휘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제일홀딩스의 예상 시가총액은 1조6000억~2조원으로 추산된다. 시총 2조원대 기업은 4위 메디톡스(2조8000억원)와 5위 로엔(2조2000억원) 정도다.
거래소 코스닥본부도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근 유가증권시장과의 지수 격차, 카카오 이전상장, 대어급 IPO의 코스피 쏠림과 같은 분위기를 어느 정도 반전시키겠다는 의지다. 실제 제일홀딩스는 코스닥에서는 처음으로 우량대형법인 신속상장제도(패스트트랙) 혜택을 받기도 했다. 지난 11일 상장예비심사를 승인받은 제일홀딩스는 매출 1000억원, 순이익 200억원 이상의 대형 법인에 상장 심사 기간을 45일에서 30일로 단축시키는 패스트트랙을 적용을 받았다. 거래소 관계자는 "올해부터 코스닥 패스트트랙이 시행됐는데, 첫 사례가 나왔다"며 "매출액이 높더라도 순이익까지 조건을 맞추기란 쉽지 않다"고 말했다.
관건은 공모가격이다. 상반기 대형 IPO로 주목받았던
아이엔지생명(079440)(ING생명)이나
넷마블게임즈(251270)는 공모가 거품 논란에 휩싸이며 공모가 3만3000원, 15만7000원을 각각 밑돌고 있다. 제일홀딩스의 공모 희망가는 2만700원~2만2700원이다. 최종경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희망공모가 대비 확정가는 너무 높게 결정돼도 상장 후 수익률에 부담이 되지만, 낮게 확정될 경우 신규 진입 기업들의 분위기를 끌어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공모가 적정성과 관련해 IB 업계 관계자는 "상장하는 회사의 5년 평균 주당 순이익을 비교 대상인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과 곱하면 공모가격의 적정성을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내 최대 닭고기 전문기업 하림그룹의 순수지주사인 제일홀딩스가 내달 코스닥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사진/한국거래소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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