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하늬 기자]청문회를 일주일여 앞둔 김동연 경제부총리 및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의 경제색깔에 대한 관심이 크다. 문재인 정부의 첫 경제수장으로서 '소득주도 성장론'을 중심으로 한 새 정부의 정책기조와 맥을 같이 하는지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29일 국회와 기재부 등에 따르면 기획재정위원회는 다음달 7일 김동연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진행한다. 이번 청문회에서는 김 후보자에 도덕성 검증보다는 정책관련 검증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청문회에 앞서 관가에서는 김동연 후보자의 신념과 삶의 이야기가 담긴 저서를 통해 본 그의 철학이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어떻게 맞물릴지 주목하고 있다. '있는자리 흩트리기'라는 제목의 이 책은 김 후보자의 유일한 저서로 부총리 지명 직전인 이달 초에 출간된 따끈따근한 신간이다. 그의 최근 생각을 엿볼 수 있을 뿐 아니라 '김동연식 경제정책'을 미리 가늠할 수 있다. 기재부 내 공무원들은 부총리 예습 차원에서 저서 구매와 대출을 통한 '책읽기' 열기가 뜨거울 정도다.
저서를 보면 김동연 후보자는 시종일관 현재의 '사회보상체계'에 대해 지적한다. 부모의 소득이나 교육수준이 교육격차를 유발하고, 이는 다시 직업의 격차와 자녀세대의 소득 격차로까지 이어지면서 사회경제적 불평등을 심화시킨다는 것이다.
이는 새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맞물린다. 문재인 정부는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졌던 성장의 주역을 '사람'으로 삼고, 국민의 소득을 늘려 성장의 과실이 중소기업과 서민으로 흘러들어가게 한다는데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자도 책에서 "이제까지 없던 새로운 산업의 혁명을 이끄는 것은 결국 '사람'과 '투자'"라며 이 흐름을 결정하는 현재의 사회보상체계를 건드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진 자, 기득권 측, 사회 시스템, 사회를 움직이는 게임의 룰에 대한 대중의 분노가 임계점을 넘어서고 있는데 이는 기울어진 '사회구조'가 문제이며 불평등의 정도가 점점 커져 불공정의 문제로까지 확산되면 사회갈등과 불만이 쌓이게 된다고 지적한다.
사회보상체계 문제는 일자리 문제와도 연관된다. 공공 일자리 확충이나 한국판 뉴딜의 노동시장 수요측면, 교육개혁, 4차산업 혁명에 맞는 인재육성 등 노동력의 질 개선에 대한 접근이 필요하지만 노동시장 자체를 역동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즉 비정규직 문제, 대기업 중소기업 간 임금격차 해소, 고용과 임금구조의 유연성 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끼리끼리 문화(순혈주의 구조), 초과이윤(철밥통 구조), 자기들만의 리그(승자독식 구조) 문제를 건드려야 한다. 그는 “고시제도를 손보고 민간에서 경쟁력이 입증된 인재를 선발하는 등의 임용 제도를 바꿔야 한다며 "법조인이나 자격증 소직 직업인과 같이 직역 이기주의에 빠지기 쉬운 분야에 대한 인력공급도 크게 늘려야 한다"고 밝혔다. 새 정부의 일자리 늘리기 방안의 한 대책으로 인용될지 관심이 집중되는 대목이다.
김동연 후보자는 우리 사회의 사회보상체계에 문제가 없는지 대대적인 점검과 리빌딩이 필요하고, 보상의 그 격차가 얼마나 합리적인지 결정할 '거버넌스'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거버넌스는 누가 누구에게 더 주고 덜 주고를 포함한 사회보상체계를 누가, 어떤 절차와 규칙에 따라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라는 설명이다. 기업거버넌스를 의미하는 기업지배구조도 꼽았다.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사외이사제도나 제대로 된 주주소송제도의 도입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김동연 후보자의 신념과 삶의 이야기가 담긴 저서 '있는자리 흐트리기'를 통해 본 그의 철학이, 새 정부의 경제정책과 어떻게 맞물릴지 주목된다. 사진/뉴시스
세종=김하늬 기자 hani487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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