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셀트리온(068270)이 130조원에 달하는 중국 의약품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외기업에 시장 진입이 까다롭지만 현지 조인트벤처와 공장 설립 등 현지화 전략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이다. 중국에서 자체 개발 바이오시밀러 1호인 '램시마'를 시작으로 줄줄이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을 신청할 예정이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은 해외업체 중에선 최초로 중국에서 바이오시밀러 임상시험을 최근 승인받았다. 2014년 1월 '램시마'의 임상시험을 중국 식품약품감독관리국(CFDA)에 신청해 최종 승인을 받기까지 무려 2년 이상이 걸렸다. 램시마의 오리지널약은 얀센의 '레미케이드'다. 레미케이드는 중국에서 100억원 정도 매출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진다. 업계에선 단기 매출에 급급하기보다는 중국 시장 진출의 교두보로 램시마를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IMS데이터 기준, 글로벌 의약품 시장 규모는 1200조원에 달한다. 이중 중국 의약품 시장은 미국(480조원)에 이어 2위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바이오신약들이 속속 특허만료되면서 중국을 비롯해서 전세계적으로 바이오시밀러(바이오복제약) 시장이 확대되는 추세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두번째로 가장 많은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다. 휴미라, 아바스틴, 엔브렐, 리툭산, 허셉틴 등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하고 있는 중국 바이오·제약 업체는 각 20여개사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엔브렐, 레미케이드의 바이오시밀러 중국 개발업체는 각 10여개사로 알려진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자국 의약품 산업 보호를 위해 해외 제약사가 개발한 바이오시밀러의 시장 진입을 제한하고 있다. 중국에서 의약품을 발매하려면 현지인을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진행해야 한다. 해외에서 개발된 의약품은 민족적 차이로 인해 효과나 안전성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임상시험과 허가 과정에 너무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이다. 보통 중국에서 임상부터 시판허가까지 4~6년 정도가 걸린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하지만 보류 판정을 받거나 서류 보완 등 수정 조치를 받으면 10년 이상이 걸릴 수 있다고 한다. 중국 당국이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진입 장벽을 높였기 때문이다. 의약품 시장이 급성장으로 전 세계 의약품들이 몰려들 것도 허가기간이 지연되는 이유다.
중국에서 공장설립과 기술이전 등 현지화 전략을 펼치면 허가 기간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다. 중국 자국산업 육성책에 따라 보다 완화된 허가 기준을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최근 수 차례 중국을 직접 방문하며 중국 시장 공략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셀트리온은 중국 현지 기업과 합작법인(조인트벤처) 및 공장 설립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셀트리온이 현지에서 공장설립을 하면 1~2년 이상 허가기간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셀트리온은 올해 램시마 외에 트룩시마와 허쥬마 등 후발 바이오시밀러로 중국 임상시험을 신청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과 중국 현지 기업과의 합작법인 설립이 상당 부분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현지화 전략을 펼치면 중국 시장 진입 장벽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중국은 선진국에 비해 매우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글로벌 제약시장의 판도를 바꿔 가고 있다"며 "더 합리적인 가격의 품질 좋은 한국산 바이오의약품이 허가받으면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기대되며, 램시마와 후발 제품군의 빠른 중국 진출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셀트리온이 의약품 최대 시장인 미국과 유럽에 이어 중국 진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지난 2월 개최한 창립 15주년 기념행사에서 해외진출 성과를 통해 글로벌 Top 10 바이오기업으로 성장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사진제공=셀트리온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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