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진욱 기자] 일본의 지난달 수출이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27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 재무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대비 12.1% 상승한 5조4000억엔을 기록하며 리먼 붕괴로 촉발된 글로벌 신용위기 이후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오름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지난달 수출 상승폭은 블룸버그통신의 전문가 예상치 7.6%를 크게 웃도는 것은 물론 6.3% 하락을 기록한 지난해 11월과는 완전히 대조되는 것이다.
지난달 수입은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한 4조8675억엔으로 집계됐다.
일본의 지난달 무역수지 흑자는 5453억엔을 기록해 5884억엔을 전망한 시장의 전망을 소폭 밑돌았다.
중국의 수요 회복 속에 혼다와 후지 제록스 등 일본 제조기업들의 수출 개선이 지난달 실적 호조를 이끌었다.
일본 1위 복사기ㆍ프린터 제조업체인 후지 제록스는 중국의 고성장과 미국의 프린터 수요 증가로 이르면 오는 9월 매출액이 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혼다는 급증하는 중국의 수요를 따라잡기 위해 11억5000만위안을 투자해 현지에 제2 생산공장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수출 호조가 엔화 강세와 디플레이션 우려에 빠진 일본 경제에 숨통을 트여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니시오카 준코 RBS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달 수출 실적 개선은 일종의 기저효과 볼 수 있지만 최근 수출이 강한 회복세를 보이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중국의 강한 회복세가 일본의 수출 여건 개선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쓰오카 미키히로 도이체증권 도쿄지점 연구원은 "글로벌 경제가 회복세에 접어들고 엔화 역시 안정화됨에 따라 일본 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가능성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도이체증권은 일본 경제가 2009회계연도 3분기(2009.10~2009.12) 연율 기준 2.8% 성장하며 3분기 연속 확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최근 수출 증가로 인한 경제회복이 일본의 내수 확대를 이끌 만큼 강력하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일본의 지난해 11월 신규 기계주문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뒷걸음질쳤고 지난달 가계신뢰지수 역시 임금 삭감과 디플레이션 우려로 최근 6개월래 최저를 기록했다.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26일 일본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종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모리타 쿄헤이 바클레이즈캐피탈 수석연구원은 "가계 소비와 기업 투자가 위축된 일본 경제가 내수 부족으로 올해 상반기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며 "소비자신뢰 악화가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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