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형제분쟁 '4라운드'…신동빈 굳히기?
'무한주총' 각오한 신동주 vs 지지 굳건한 신동빈
2017-06-21 06:00:00 2017-06-21 06:00:00
[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2년 넘게 경영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롯데홀딩스 주주총회에서 다시 맞붙는다. 벌써 네 번째 도전에 나선 신 전 부회장과 다시 한번 방어에 나서는 신동빈 회장의 대결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오는 24일 도쿄 본사에서 주주총회를 개최한다.
 
그동안 벌어진 세 차례의 주총에선 신 회장이 승기를 잡으며 한·일 롯데 경영권을 줄기차게 방어해왔다.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 가운데 광윤사를 제외한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이 신 회장을 지지하며 신 회장이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
 
신 전 부회장은 부친인 신 총괄회장과 함께 2015년 1월 이사직에서 해임되면서 롯데그룹의 경영권에서 밀려난 바 있다. 신 전 부회장은 이사직에서 해임된 뒤 2015년 8월, 2016년 3월과 6월 등 세 차례에 걸쳐 이사직 복귀를 시도했으나 주총 표 대결에서 신 회장 측에 패하면서 번번히 뜻을 이루지 못했다.
 
하지만 신 전 부회장은 이에 굴하지 않고 자기 뜻이 관철될 때까지 경영권 복귀를 시도한다는 이른바 '무한주총' 전략을 내세우며 또 다시 표 대결을 준비 중이다. 최근까지도 신 전 부회장은 최순실 게이트 재판 등을 빌미로 신 회장 '흔들기'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 전 부회장은 표 대결의 승패를 가름하는 롯데홀딩스의 주요 주주인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 지주회(6%) 등의 설득과정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이번 표 대결에서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종업원지주회를 상대로 자신에 대한 해임의 부당함과 신 회장이 한국에서 횡령과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적극적으로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경영 관례상 비리로 구속되거나 수감되는 임원은 즉시 해임 절차를 밟기 때문에 재판 중인 신 회장의 이런 가능성을 적극적으로 부각한다는 것이 신 전 부회장의 전략이다.
 
신 전 부회장이 주총에서 판세를 뒤집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롯데 안팎에선 이번에도 신 회장이 무난한 승리를 거둘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윤사를 제외한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꾸준히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고, 우호 지분 구도에 변화가 없는 한 신 전 부회장이 역전하긴 힘들다는 게 주된 관측이다.
 
주총을 앞둔 현재 '기싸움'에서도 신 회장이 승기를 잡은 형국이다. 업계에 따르면 신 전 부회장은 최근 자신과 함께 신격호 총괄회장, 신 총괄회장의 비서였던 이소베 테츠, 2015년 이사직에서 물러났던 노다 미츠오 등 4명에 대한 '이사 선임 건'을 주총 안건으로 제출했다.
 
그러나 롯데홀딩스 이사회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이사 선임건을 안건에서 제외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신 총괄회장에 대한 퇴임안 최종 승인이 임박했다는 의미로, 신 전 부회장이 추진하고 있는 신 총괄회장의 이사 선임 건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특히, 신 전 부회장을 지지해준 신 총괄회장이 95세의 고령인 점과 한정후견인(법정대리인) 지정을 받은 점 등은 여전한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신동빈 회장은 방심하지 않고 바쁜 재판 일정 중에도 틈틈히 일본을 오가며 쓰쿠다 다카유키 사장 등 홀딩스 주요 임원과 주주들을 만나 '스킨십'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홀딩스 주주들이 현 경영진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표명하고 있다는 점은 경영권 방어에 문제가 없음을 의미한다"라며 "최근 대법원이 95세의 고령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판단능력 등을 문제 삼아 한정후견인을 지정하기로 최종 결정한 것도 줄곧 '아버지의 뜻'을 등에 업고 공세를 펴온 신 전 부회장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왼쪽)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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