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일본 도시바가 반도체 자회사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을 선정했다. 고용 유지와 기술 유출 우려 등을 고려해 일본 정부가 참여한 '한미일 연합'을 차기 주인으로 낙점, 유력후보였던 브로드컴 컨소시엄을 따돌리는 막판 대역전극이 연출됐다.
도시바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한미일 연합'을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미일 연합은 일본 민관펀드 산업혁신기구(INCJ)와 일본정책투자은행(DBJ),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베인캐피털, SK하이닉스 등으로 구성된 다국적 연합이다.
도시바는 성명을 통해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이 가치 측면에서나 임직원 고용승계, 민감한 기술 유지 면에서 가장 좋은 제안을 내놨다"고 설명했다. 앞서 한미일 연합은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도시바메모리 사업부문의 지분 51%를 인수하고, 나머지 지분은 현 경영진이나 도시바 본사가 갖는 경영자매수(MBO) 방식을 제안했다.
한미일 연합은 인수금액으로 2조1000억엔(약 21조원)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독점금지법 심사 통과를 고려해 출자가 아닌 융자 형태로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도시바는 오는 28일 매각 협상에 최종 합의하며 내년 3월 말까지 매각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도시바와 일본 욧카이치 반도체공장을 공동 운영하고 있는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메모리 매각을 반대하고 있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WD는 국제중재재판소와 미국 법원에 매각 절차 금지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한편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도시바는 19.6%의 점유율로, 삼성전자(35.4%)에 이어 2위에 올랐다. WD 15.4%, 마이크론 11.9%, SK하이닉스 10.1%로,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으로 시장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해졌다.
도시바가 21일 이사회를 열고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을 도시바메모리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사진은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 모습.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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