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한·미 정상회담, FTA 논의 준비 확실히 해야
2017-06-22 06:00:00 2017-06-22 06:00:00
문재인 대통령의 방미 일정이 일주일 정도 남았다. 28일 미국을 찾아 다음날인 29일이나 30일 쯤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첫 한·미 정상회담을 가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두 정상은 한·미 동맹 강화와 북핵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야 한다는 입장이고, 트럼프는 북한을 압박해야 한다는 강한 태도를 취하고 있어 이 간극을 얼마나 좁힐지가 관건이다. 특히 최근 북한에 억류됐다가 송환된 웜비어가 결국 사망함에 따라 미국이 여론을 감안한 대북 정책 등 안보 관련 이야기가 많이 오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무엇보다 이번 회담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해결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하지만 통상 문제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트럼프는 후보 시절부터 줄곧 미국이 체결한 자유무역협정에 대해 비판적인 태도를 취해왔다. 당선 3일 만에 오바마 전 대통령이 공을 들였던 거대 경제권 TP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에서 탈퇴했고, 실패한 협정이라고 평가했던 NAFTA(북미자유무역협정)에 대해서도 재협상을 합의한 상태다. 여기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은 언제 불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다. 트럼프는 한·미 FTA를 '끔찍하다'고 표현했고, 미국인들의 일자리와 부를 뺏어간다고 언급했다. 올해 들어서는 한·미 FTA를 재협상하거나 종료(폐기)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트럼프는 문재인 대통령 당선 뒤 첫 전화 통화에서도 'FTA 재협상이 양국의 이익에 부합하도록 진행됐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북핵 문제에 앞서 FTA를 먼저 언급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물론 한국 입장에서는 한·미 FTA에 대한 논의가 공론화되지 않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하지만 지난 4월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맺은 20개의 무역협정 재검토를 공식 지시했고, 미 상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6개월 동안 조사한 뒤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트럼프가 한·미 FTA를 가만히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고, 정부는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 문제가 언급될 것을 예상하고 철저히 준비를 해야 한다.
 
이제 정상회담까지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북핵 등 안보 문제도 간과할 수 없는 중대사안이지만 거세져 가는 트럼프의 보호무역 파고 를 넘지 못하면 수출에 의존하는 한국 경제는 치명상을 입을 수밖에 없다.
 
정치경제부 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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