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원수경기자] 롯데면세점의 팀장급 이상 임·직원이 연봉 반납에 나섰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따른 한국 관광 금지 조치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위기 극복을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21일 경영전략회의를 열고 전사적인 위기극복 방안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다고 22일 밝혔다. 지금까지 상·하반기로 나눠 일년에 두번만 진행하던 경영전략회의를 사드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매월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날 회의에서 팀장급 간부사원과 임원 40여명은 연봉의 10%를 자진 반납키로 결정한 결의서를 제출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연봉 자진 반납은 사드 사태에 따른 매출 감소가 연말까지 이어지는 등 위기 국면 장기회 예상에 따른 선제적 대응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중국 단체관광객을 대신할 수 있는 개별여행객과 중국을 제외한 동남아 등 기타 국적 고객 유치 방안 등도 논의됐다. 일본, 인도네시아 등 해외 7개 매장의 매출 활성화 방안과 함께 다양한 원가 절감·비용감축 대책도 나왔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가 직접 사내 게시판을 통해 직원들에게 현재의 위기상황을 설명하고 함께 극복하자는 내용의 서신을 남기기도 했다.
장 대표는 "사드 사태가 장기화 될 가능성이 크다"며 "매출 감소는 2003년 사스 사태를 제외하면 창립 이후 유례가 없는 충격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창립 이후 37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어온 성공의 경험이 우리를 자만에 빠뜨리고 위기의식을 무디게 만들지는 않았는지 되돌자 보자"며 "우리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외부적인 요인은 차치하더라도, 지금 당장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내부 역량을 위기극복을 위해 집중하자"고 말했다.
장 대표는 지난해 월드타워점 특허 상실과 재획득 과정에 대해서 말하며 "당시 우리는 함께 눈물 흘렸고, 또 모두가 하나 되어 월드타워점을 다시 찾아올 수 있었다"며 "우리가 함께 뜻을 모으면 극복하지 못할 위기가 없다는 것을 우리 스스로 경험한 바 있다"고 직원들을 독려하기도 했다.
지난 3월15일 시작된 중국의 한국관광금지 조치가 100일째에 접어들면서 국내 관광업계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4월 외래관광객은 전년대비 26.8%, 관광수입은 28% 감소했다. 면세점의 경우 4월 외국인 이용객이 전년동기대비 46% 급감했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이 막혔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한국관광공사 2016 외래관광객 실태조사를 보면 외국인 관광객의 방한 결정 시점은 2.7개월 전으로 여행을 결정하고 실행하기까지 평균적으로 3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관광업의 특성상 지금 당장 사드 문제가 해결 돼도 외국인 관광객은 3개월 이후에나 정상화를 찾을 것으로 보여 장기적 어려움은 불가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선욱 롯데면세점 대표이사. 사진/롯데면세점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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