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광연기자]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는 병역법상 처벌의 예외사유인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유죄를 인정한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조희대 대법관)는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여호와의 증인 신도인 신모(2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5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른바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가 병역법 제88조 제1항에서 처벌의 예외사유로 규정한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고, 이를 처벌하는 것이 헌법 제19조의 양심의 자유에 어긋나는 것도 아니다. 나아가, 우리나라가 가입한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제18조의 규정에서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자들이 위 병역법 조항의 적용을 면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도출되지 않고, 국제연합 자유권규약위원회가 권고안을 제시했다 하더라도 이것이 어떠한 법률적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이어 "원심이 이와 같은 취지로 판단한 것은 옳고, 거기에 법리오해의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의 주장은 대법원 판결의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봤다.
신씨는 2015년 11월 훈련소에 입소하라는 병무청 소집통지서를 직접 확인했음에도 정당한 사유 없이 응하지 않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은 "신씨가 독실한 신자로 살아오며 극단적 비폭력주의의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고 볼 만한 사정이 상당히 있다. 신씨의 입영 거부가 병역법 '정당한 사유' 없이 단지 병역을 피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는 사실이 충분히 증명됐다고 보이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피고인이 종교적 양심에 따라 입영을 거부하는 것이 '정당한 사유'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원심을 파기하고 신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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