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바, '매각 방해' 웨스턴디지털 1조원대 손배소송
2017-06-28 17:25:42 2017-06-28 17:25:42
[뉴스토마토 왕해나기자] 일본 도시바의 반도체 메모리사업부 인수전이 '맞불 소송'으로 번졌다. 도시바는 미국 반도체 회사 웨스턴디지털(WD)의 매각 협상 방해 행위를 중단할 것과 1조원이 넘는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나섰다.
 
28일 NHK,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도시바는 이날 도쿄 지방법원에 웨스턴디지털의 매각 협상 방해 행위 금지를 요구하는 가처분 명령을 내려줄 것과 1200억엔(1조2231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이 메모리사업부 매각에 반대하고 나서면서 인수 절차를 방해해 막대한 피해가 생겼다고 주장했다. 도시바는 웨스턴디지털의 소유권 주장을 즉각 중단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했다.
 
도시바가 메모리사업부 매각을 반대하고 있는 웨스턴디지털을 법원에 제소했다. 사진/뉴시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 요카이치 공장 공동 운영권을 무기로 타 기업으로의 매각을 반대하고 있다. 오랜 협력관계를 들어 도시바가 자사의 동의를 구해 매각 절차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도시바가 타 컨소시엄에 메모리사업부를 매각할 조짐이 보이자 웨스턴디지털은 지난 15일 미국 캘리포니아 상급법원에 매각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 27일에는 미국 사모펀드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함께 인수 제안서를 제출하면서 대대적인 방해공작을 펼치기도 했다.
 
때문에 도시바 주주총회에서 발표 예정이었던 한미일연합과의 계약 체결이 지연된 것도 웨스턴디지털의 방해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 마이니치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쓰나카와 사토시 도시바 사장은 주주총회에서 “웨스턴디지털이 부당하게 도시바메모리의 매각을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도시바는 미국 원전 자회사인 웨스팅하우스(WH)의 대규모 손실로 인한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 메모리사업부의 매각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21일 SK하이닉스(000660)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매각 금액과 조건 등을 두고 협상 중이다. 쓰나카와 사장은 “여러 당사자가 있기 때문에 조정 시간이 걸린다”며 “가급적 조기에 최종 합의하고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강조했다.
 
왕해나 기자 haena07@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